26조 체코 원전 계약 쾌거 … 건설 준비 착착30~40% 가량이 두산에너빌 몫 … 약 9조 수혜원전 외 가스복합발전소 및 터빈 수주도 봇물AI 시대, 전력 공급망 핵심 에너지사로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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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그룹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에너지 믹스’ 정책 속 독보적인 원전과 터빈 기술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체코 26조 원전 수주 성공과 함께 글로벌 복합발전소 사업을 꾸준히 확보 중으로,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원전·가스·풍력 터빈 수요를 흡수하며 성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날 베트남 최대 국영기업인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그룹(PVN)과 약 9000억원 규모의 오몬4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올 들어서만 총 5건, 약 4조3000억원 규모의 해외 가스복합발전소 건설사업 수주 성과를 올렸다.

    오몬4 가스복합발전소는 총발전 용량 1155MW 규모로,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남서쪽으로 180km 떨어진 곳에 2028년 준공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베트남 발전소 건설 전문회사 PECC2와 컨소시엄을 맺고 계약을 따냈으며 이번 공사에서 주기기 공급과 건설, 종합 시운전 등을 담당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연일 굵직한 수주 소식을 전하며 순항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중심으로 두산에너빌리티도 참여한 팀코리아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건설 사업을 최종 수주했다. 지난 2009년 바카라 원전(약 20조원) 이후 16년 만의 대규모 해외 원전 수주로 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이 나온다.

    체코 신규 원전은 규모만 26조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30~40%인 약 9조원이 두산에너빌리티 몫으로 점쳐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사다. 앞으로 원자로·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 등 핵심 주기기를 공급하며 프로젝트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증기터빈은 현지에서 생산하고 그 외 기기는 한국에서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현재 두코바니 현장에 건설소 개소 계획에 착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9년 착공, 2036년 시험가동, 2038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준비가 착착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시공)를 비롯한 한전기술(설계),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정비) 등과도 하도급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원전 및 터빈 기술이 AI 시대에서 빛을 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AI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을 본격화하면서 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고 있다. 대량의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처리하는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핵심 요소로 지목된다.

    원전은 탄소 배출이 없고,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 데이터센터의 주요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크지만, 원전과 결합 시 상호 보완적 에너지믹스가 가능하다. 한국,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병행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원전뿐 아니라 가스발전, 풍력발전, 화력발전도 주목받고 있다. 가스발전은 빠른 가동과 상대적으로 낮은 탄소 배출로 데이터센터의 보조 전력원으로 적합하다. 풍력발전은 재생에너지 확대의 핵심이며, 화력발전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안정적 전력 공급원으로 여전히 유효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들 발전 방식에 필수적인 터빈 기술을 앞세워 수주 성과를 착실히 쌓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사우디 국영 전력회사로부터 1300억원 규모의 가스연료 전환 공사를 따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3400억원 규모의 가스복합발전소 핵심 설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흥 시장뿐만 아니라 선진시장에서도 영역을 확장해갈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자체 개발한 380MW급 가스터빈 성능시험에 성공했다. 이를 앞세워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비시파워가 장악한 380㎿급 가스터빈 수주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380MW급 대형 가스터빈을 제작할 수 있는 후발주자로 글로벌 3사보다 2년 이상 빠른 납기가 가능해 수요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라며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의 다수 데이터센터 개발사와 가스터빈 공급 계약을 논의 중으로 2026년 상반기로 예상됐던 가스터빈 수주도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