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 마일 비중 절대적…사전 공개 시 소비자 반발 우려아시아나 마일 9519억 원, 통합 비율 따라 가치 달라져공정위 심사 이르면 4분기, 늦어지면 내년으로 넘어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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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대한항공
대한항공이 공정위에 제출할 아시아나와의 마일리지 통합안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다. 아시아나의 경우 탑승 마일리지보다 제휴 마일리지가 더 많다 보니 통합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아시아나 고객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는다고 비춰질 수 있고, 반대로 그동안 쌓아온 대한항공 고객들의 로얄티가 반감될 수 있어서다.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공정거래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통합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아시아나를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6개월 만이다.이번 통합안에는 아시아나가 보유한 9519억원 규모(올해 1분기말 기준)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체계로 어떻게 흡수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방안이 담긴다.핵심 쟁점은 '제휴 마일리지' 비율이다. 항공 마일리지는 일반적으로 항공기 탑승을 통해 적립되는 '탑승 마일리지'와 신용카드 사용이나 제휴처 이용으로 쌓이는 '제휴 마일리지'로 구분된다.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탑승 마일보다 카드사 등 제휴로 쌓은 마일 비율이 훨씬 높아 대한항공의 고심이 큰 걸로 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일반 고객은 연간 1~2회 비행기를 타고 탑승 마일리지를 쌓지만 신용카드는 매월 반복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제휴 마일 적립량이 훨씬 많다"며 "아시아나항공은 특히 카드사 등 외부 제휴를 통해 쌓은 마일 비중이 높은 구조"라고 전했다.아시아나의 제휴 마일리지의 비중이 전체 마일에서 절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탑승마일과 제휴마일 간의 차등을 둔 전환비율을 사전에 공개할 경우 소비자 반발이 커질 수 있다. 통합 과정에서 아시아나의 마일리지 가치가 축소되는 방향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이러한 이유로 대한항공은 공정위 제출 전까지 통합 비율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업계에서는 공정위와의 협의를 통해 소비자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준점을 먼저 조율한 뒤 이후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탑승 마일리지의 경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도시 간 거리 기준에 따라 두 회사 비슷한 기준으로 적립돼 1대 1 통합이 유력하다.앞서 델타항공·노스웨스트항공, 유나이티드항공·콘티넨탈항공 등 글로벌 통합 사례에도 같은 방식이 적용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고객들 역시 탑승 마일리지의 1:1 통합 방식에 수용 가능하다는 분위기다.반면 신용카드 등으로 쌓은 제휴 마일리지는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실제로 대한항공은 제휴 카드 사용 시 1500원당 1마일, 아시아나는 1000원당 1마일을 적립해준다. 같은 금액을 사용해도 아시아나는 더 많은 마일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 1:1 전환은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예를 들어 매월 100만 원씩 제휴 카드를 사용했을 경우 연간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7992마일, 아시아나 1만2000마일로 약 50% 가까이 차이난다. 1만마일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국내선 왕복항공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지난해 "국제 선례, 서비스 격차, 제휴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1:0.9 수준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이번 마일리지 통합은 단순 시스템 개편이 아닌 총 4500만 명에 달하는 양사 회원의 이해관계가 얽힌 민감한 사안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의 기업결합 조건 심사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올해 4분기, 늦어지면 내년으로 심사 완료 시점이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