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상 타결에 걱정 덜었지만향후 재고확보 전략 분수령될 듯마냥 쌓아두기도 어려워 '골머리'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영국 런던에서 이틀간 진행한 2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핵심광물·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해제한 가운데 한동안 희토류 수급 어려움을 겪은 자동차 업계에선 희토류 재고 물량 확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다만 일각에선 최근 희토류 금속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점, 희토류 생산업체로부터 희토류를 공급받는 계약을 맺는데 상당한 비용이 사용된다는 점을 이유로 마냥 선제 비축을 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전일(현지시각) 2차 무역 협상을 마무리했다. 아직 최종 승인이 남았지만, 이번 합의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에 희토류를 우선 공급하고, 미국은 중국인 미국 유학생 제재를 완화하기로 했다.이와 더불어 미국은 중국에 55%의 관세를, 중국은 미국에 10%의 관세를 적용한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번에 합의한 관세 수준이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중국이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영구 자석과 희토류를 선제적으로 공급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무역을 위해 양측이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미국과 중국이 극적인 합의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한숨을 놓게 됐다.앞서 미국이 중국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 상무부는 지난 4월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등 6종의 희토류 금속과 희토류 자석에 대해 수출 심사를 강화하는 사실상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중국의 전략적 자원인 디스프로슘 등 희토류 금속은 자동차 및 방위 산업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의 핵심 첨가제로 사용되는 필수 소재다.중국은 특히 전 세계 희토류 공급량의 약 60%를 생산하고 90% 가까이 가공한다. 이번 조치 이후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은 절반가량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포드, 스즈키 등 희토류를 미리 확보하지 않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실제 포드는 지난달 말 시카고 공장에서 SUV 모델 '익스플로러'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일본 스즈키도 최근 소형차 '스위프트' 생산을 희토류 사용 부품 조달 문제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유럽자동차부품산업협회는 일부 유럽 부품 제조업체가 중국의 수출 규제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사태 장기화를 전망한 일부 업체들은 부품 생산을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현대차는 이번 '희토류 대란' 속에서 최소 1년 치 분량의 희토류를 선제 확보했다고 밝혀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말부터 미·중 무역 갈등 수위가 높아진 점과 중국이 2023년에도 희토류 가공기술 수출을 금지한 점을 이유로 그간 희토류 확보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현대차그룹은 이번 사태에서 큰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이에 방심하지 않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을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실제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 기업에 희토류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허가 기간을 6개월로 한정했다. 이는 미·중 무역 긴장이 또 발생한다면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다시 끊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아울러 자동차 업계는 얼마만큼의 희토류 확보에 공들여야 하는지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대량의 희토류를 공급받아 비축하는 데 드는 비용은 상당한 편"이라며 "그렇다고 희토류 대체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선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얼마나 희토류를 선제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많은 고민과 계산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한 갑작스러운 품귀 현상으로 희토류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라며 "현재로선 희토류가 첨단 제품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갑작스러운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기업들이 혼란에 빠지게 됐다"라고 말했다.그는 "기업 입장에서 희토류를 확보해 무작정 쌓아둘 수만은 없는 일"이라면서도 "다만 향후 몇 년간 희토류가 산업계의 핵심 광물로서의 입지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은 재고를 보유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