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박종규 위원장 복귀에 노사 긴장감작년 기본급 8만원 인상했는데 올해 28만원 더현대차, 퇴직금 누진제·전기차 파격 할인 생떼
  • ▲ 르노코리아 노조 조합원 집회ⓒ르노코리아 노동조합
    ▲ 르노코리아 노조 조합원 집회ⓒ르노코리아 노동조합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 테이블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과거 강성 노조로 분류됐던 박종규 위원장이 2년 만에 노조 위원장으로 복귀하면서 올해 협상 분위기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 노사는 지난 4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세 차례 본교섭을 진행한 상태다.

    박 위원장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르노코리아 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당시 강성 노조로 분류됐다. 특히 임기 중 여러 차례 파업을 벌이며 사측과 대립한 전력이 있다. 다만 마지막 임기였던 2022년에는 무분규로 잠정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어 올해 협상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노조는 월 기본급 28만 원 인상과 임금피크제 개선 등을 주요 요구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8만 원 인상한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오름폭이다.

    사측은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임단협 당시에도 노사 간 전면 파업과 부분 직장 폐쇄 등으로 강대강 대치가 이어진 만큼, 이번 협상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노사는 약 5개월 만에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가장 늦게 임금 및 단체협약을 마무리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임금 인상 여부를 놓고 노사 간 입장 차만 확인할 뿐 뚜렷한 결론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회사는 재정 여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과거 임금 동결 사례가 많았던 만큼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내수 판매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1% 급증했다. 특히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흥행을 이어가면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오는 8월에는 신형 전기차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 출시도 예정돼, 르노코리아 입장에선 노사 갈등 없이 흥행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노조 위원장이 새로 선출된 만큼 노조 분위기나 성격에 따라 협상 진행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며 “통상 가을까지 협상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도 얼마나 걸릴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랑 콜레오스 판매도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노사 협상 과정이 이러한 흥행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현대차그룹
    ▲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 역시 올해 임단협에서 역대급 난항이 예상된다. 현대차 노사는 오는 1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섭에 돌입한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장기근속 근로자에게 최대 6년의 근속연수를 추가하는 ‘퇴직금 누진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퇴직금 누진제는 근무기간이 길수록 더 높은 산정 비율을 적용해 퇴직금을 늘려 주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약 10년 전부터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에서도 사라진 ‘구시대적’ 제도로 평가받아 온 만큼, 회사의 경영 부담이 적지 않은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밖에도 임금 삭감 없이 주 4.5일제 도입, 현재 통상임금의 750% 수준인 상여금을 900%로 인상, 퇴직자에 대한 전기차 구매 할인 혜택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경기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의 이 같은 요구는 회사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불황 속 ‘귀족 노조’ 비판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25% 관세 부과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임단협 요구가 과도해지면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현 정부가 노동계에 우호적이라는 인식도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