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성장세 견인하는 중소형 브랜드온라인 플랫폼 타고 글로벌 시장 존재감 '쑥'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화장품株 수혜 전망
  • ▲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 및 국제건강산업박람회를 찾은 외국인 바이어와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 및 국제건강산업박람회를 찾은 외국인 바이어와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K-뷰티 시장 중소형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투자업계에서는 화장품 산업이 새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과 중국과의 외교 정상화 기조와 맞물려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달바글로벌 주가는 전일 대비11.59%(1만7100원) 오른 16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6만8400원까지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이 12일 보고서를 통해 달바글로벌 제품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투자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달바글로벌은 지난달 22일 6만6300원의 공모가로 주식시장에 발을 들인 후 약 보름만에 60%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용 기기를 주력으로 하는 에이피알의 상승세도 뚜렷하다. 에이피알은 전날 종가 기준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치며 주춤했지만 지난달에만 주가가 50% 넘게 뛰며 화장품 업종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리쥬란'으로 유명한 파마리서치 역시 최근 한 달 반만에 35% 가까이 주가가 뛰며 K-뷰티 강세에 힘을 보탰다.

    중저가 인디 뷰티 브랜드의 외주 생산을 담당하는 ODM 기업 코스맥스 주가도 훈풍이 불고 있다. 코스맥스는 최근 한달 사이 20% 넘게 올랐다. 코스맥스는 인디브랜드들의 성장과 맞물려 밀려드는 수주를 감당하기 위해 국내 공장 생산 라인을 20% 증설했다. 이에 따른 매출 성장 및 해외법인 성장 기대감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코스맥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3만원에서 29만원으로 26% 상향 조정했다. 영업이익 추정치도 10.4%로 전망했다.

    중소형 브랜드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다. 국내 화장품은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수출액이 20.3%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02억 달러, 약 13조8819억원에 달한다.

    중저가 인디 브랜드들이 아마존 등 유통 플랫을 기반으로 수출국 다변화를 꾀하면서 중화권은 물론 미국과 유럽, 남미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다. 

    틱톡의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틱톡샵'(TikTok Shop)이 까다로웠던 입점 조건을 대폭 완하하는 등 한국 브랜드 유치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인디 뷰티 브랜드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산업은 이재명 정부 출범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내수 진작과 경기 회복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고정비 부담이 낮은 화장품 업계에 정부 정책 효과가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 가능성도 주목된다. 화장품 원조 대장주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은 중국 시장에서 한류 열풍을 타고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으로 한때 주가가 반토막 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진행된 약 30분간 통화에서 한·중 관계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물꼬가 트일 조짐이 보이고 있는 만큼 한한령 해제에 따른 중국 내 영향력 회복에 관심이 쏠린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내수 회복과 외국인 방문자 수 증가에 따라 국내 사업 기반이 강화될 것"이라며 "중국 소비 회복세가 뚜렷해지면 대외 매출 역시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스맥스 등 ODM 기업에 대해서는 "이들 기업은 K-뷰티 수출 증가와 맞물려 국내 생산 가동률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외교 관계 정상화에 따라 수출 물류나 인증 등 대외사업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고 짚었다.

    인디 뷰티 브랜드들에 대해서도 "미국과 일본, 러시아 등에서 이미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으며 내수 소비가 살아날 경우 국내 실적도 추가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달바글로벌의 경우 오는 22일 예정된 락업 해제에 유의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29만주, 지분의 19%에 해당하는 달바글로벌 주식이 의무보유등록에서 해제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오는 22일 락업 해제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면서도 "그러나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과 프리미엄 스킨케어를 지향하는 현명한 마케팅 전략 덕분에 주가는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