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2대주주 오른 뒤 곧장 넥슨 인수설지분 확보 수준 넘어 K-콘텐츠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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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텐센트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Tencent)의 한국 시장 쇼핑 양상이 변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업 초기 기업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리는 형태였다면 최근에는 내로라하는 문화, 콘텐츠 기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나서는 것. 

    텐센트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3위인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고, 최근에는 국내 1위 게임사 넥슨 인수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13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텐센트는 넥슨 인수를 위해 창업자 고(故) 김정주 회장의 유족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텐센트가 검토 중인 인수 금액은 150억 달러(약 20조원)다.

    거래가 성사된다면 국내 M&A 역사상 최대 금액을 단번에 경신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10조3000억원에 인수한 2020년 거래가 최대 규모였다.

    다만 거래 성사 여부는 현재까지 불투명하다. 블룸버그는 유족들이 텐센트가 제시한 안을 검토 중이나 그룹 지주회사인 NXC가 인수안을 긍정적으로 보는지, 거래구조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텐센트는 앞서 2019년 넥슨 매각설이 불거졌을때도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었지만,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중국 기업 텐센트가 최근 한국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M&A의 블랙홀로 급격하게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텐센트는 카카오를 비롯해 크래프톤과 시프트업, 카카오게임즈와 웹젠 등 게임사부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LL중앙 등 콘텐츠 기업에 지분을 투자해 왔다.

    최근에는 투자금의 단위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넥슨 인수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기존에는 사업 초기에 소수 지분을 투자하면서 자산을 빠르게 불려왔다면, 최근 몇 년간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투자다. 텐센트는 지난달 하이브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66%를 2434억원에 사들이며 카카오그룹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여기에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넥슨 인수까지 추진되는 모습이다.

    넥슨 인수를 추진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력도 뒷받침된다. 1998년 설립된 텐센트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메신저 ‘위챗’의 성공에 힘입어 신화를 썼다. 현재 간편 결제, 게임 분야를 비롯한 IT사업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하며 중국 내 1위 기업으로 떠올랐다. 시가총액만 4조6900조 홍콩달러(813조원)로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의 2배가 넘는다.

    넥슨 지주사 NXC 관계자는 “시장의 루머나 추정에 대해서는 코멘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텐센트 측에서도 블룸버그 보도 내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