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배추 생산량 평년보다 24.5% 감소할 듯마늘도 기후변화로 상품 출현 비율 뚝 … 낮은 수매가에 '분통'정부, 역대 최대 규모 배추 비축 등 불안 해소 위해 총력
-
- ▲ 배추 판매대ⓒ연합뉴스
기상 이변 등으로 배추와 마늘 생육상태가 좋지 못한 데다 마늘의 경우 최근 결정된 계약재배 수매가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둔 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1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여름 배추 생산량은 23만6000톤으로 평년보다 24.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생산량 전망은 재배(의향) 면적과 단수(단위 생산량)를 반영해 내놓은 추정치다.농경연은 올 여름 배추 재배 면적 자체가 3418㏊로 지난해, 평년보다 각각 8.8%, 23.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재배 면적 감소 원인으로는 연작 피해, 선출 발생으로 인한 휴경, 기온 상승에 의한 재배 어려움, 작물을 밭에 심는 시기인 '정식기' 배추 시세 약세 등이 꼽혔다.배추 생산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해에도 고온, 가뭄 등 이상기후가 이어지며 배추 생산에 차질을 빚었는데, 소매 가격이 전년의 두 배 수준으로 치솟기도 했다.마늘 역시 봄철 평년보다 낮은 기온으로 인해 생육 상태가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전국마늘생산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마늘 상품성이 떨어지고 통마늘의 지름이 상품 기준인 5cm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수확된 마늘 중 상품 출현 비율이 크게 줄었다.이런 상황에서 최근 일부 마늘 수매가격이 농가 기대치보다 낮게 책정되자 일부 농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다.마늘생산자협회에 따르면 전남 무안지역의 마늘 계약재배 수매가는 1kg당 3500원이다. 농민들이 주장하는 마늘 생산비 4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다.송정인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사무처장은 "마늘 재배는 기계화율이 낮아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작목"이라며 "인건비는 오르고, 날씨 때문에 마늘 상품도 잘 안 나오는 마당에 수매가가 턱없이 낮아지니 농민들은 빚만 늘어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또 "특히 전남 마늘(남도종)은 2023년산부터 지난해까지 가격이 낮은 탓에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2024년산의 경우 품귀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이러한 사정을 알고도 수매가를 3500원으로 결정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마늘생산자협회는 지난 12일 무안농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남 마늘 수매가 결정을 규탄하고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한편 정부는 농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수급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배추의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인 2만3000톤을 비축하기로 했다. 이는 봄배추와 여름 배추 수매 비축분, 농협 출하 조절 시설 저장분을 합친 양이다.농림축산식품부는 비축한 배추를 수급 불안기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석 성수기에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또 기상 재해와 병해충 등 피해가 발생하면 배추를 신속하게 다시 심을 수 있도록 예비묘를 지난해보다 25% 많은 250만주 확보했다.전남도는 마늘 수매가 관련, 농협과 농민들이 서로 수용할 수 있는 가격이 나올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