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전장 확대 속 수출·실적 '쌍끌이' 기대한화에어로,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예고 KAI·현대로템·한화시스템 등 줄줄이 신고가
  • ▲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방산기업들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방산기업들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방산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글로벌 자산시장이 고금리와 정치 불확실성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방산주는 실적 기반에 안보 프리미엄까지 갖춘 '투자 피난처'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KAI),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이른바 방산 빅5 기업들은 수출 확대와 수주 성과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며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4000억원, 영업이익 7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0%, 1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폴란드향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등의 본격 납품이 시작됐고 여기에 생산성 향상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루마니아, 호주 등지로의 수출 확대와 현지화 전략, 사우디 조인트벤처(JV) 설립 추진 등도 장기적 실적 모멘텀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중동에 불붙은 전쟁이 국내 방산기업에게는 수출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장갑차에는 이스라엘의 포탑과 능동방어체계 등이 적용됐고, 장거리 레이더도 도입돼 운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사용하고 있는 방공미사일, 마르카바 전차 등은 한국의 천궁2, K2전차 등과 경쟁관계에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길어질 경우, 이스라엘이 자국 방어 차원에서 신규 생산 무기의 해외 수출을 제한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상대적으로 한화에어로 수출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로템은 올 1분기 디펜스 부문에서 매출 6579억원, 영업이익 2029억원을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상회한 바 있다. K2 전차의 추가 수출 여부에 따라 2분기 실적이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뒤따르고 있다. 

    폴란드와의 후속 계약이나 신규 수주가 확정될 경우 수익성 높은 방산 부문 매출이 대폭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존 수출분의 납품이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분기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항공우주(KAI)는 중동 지역에서의 드론 실전 배치가 확대되면서 무인기 관련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무인 복합체계(NACS)와 저궤도 통신위성, 차세대 무인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는 KAI는 이날 주가가 10만원선을 돌파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특히 이번 이스라엘-이란 간 전면전의 시작을 알린 것도 무인기다. 이스라엘의 '일어나는 사자(Rising Lion)' 작전과 이란의 보복 공격 모두 드론과 탄도미사일이 핵심 수단으로 활용됐다. 이는 드론과 무인기의 군사 전략적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KAI는 차세대 공중전투체계의 핵심 자산으로 다목적 무인기(AAP)를 개발 중이다. 최근 시제기를 출고하며 시험 비행에 돌입했고, 인공지능(AI) 파일럿을 탑재한 실증에도 나서고 있다. AAP는 정찰과 감시 임무 외에도 무기 탑재가 가능하며, 최대 속도 730km/h, 항속거리 400km를 기록해 전장 운용성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LIG넥스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중장기적으로 유도분야의 방산물자가 활약할 것으로 봤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따라 사우디, UAE로부터 천궁2 조기인도 요구 및 LSAM 수주계약 타임라인이 빨라질 가능성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방공용 AESA레이다 기술력을 가진 한화시스템은 이날 오전 9시40분 기준 주가가 15.99%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썼다. AESA레이다는 차세대 방공체계의 '눈'으로 꼽히는 핵심 레이다로 장거리 요격 시스템에 반드시 요구되는 기술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은 주요 무기 수출국 가운데 하나로 한국과는 협력적 관계와 경쟁 관계가 공존한다"면서 "방공미사일, 주력전차, 자주포, 무인기 및 부품 등의 한국산 무기류들의 수출기회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