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중앙의료원 김영광 교수팀, RNA 편집 기술 개발 본격화정밀하고 안전한 치료 가능성 … 헌팅턴병·루게릭병 등 적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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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대학교의과대학 병리학교실 김영광, 김기표 의생명과학교실 교수. ⓒ가톨릭중앙의료원
가톨릭중앙의료원이 난치성 신경계 질환 치료를 위한 차세대 RNA 유전자 편집 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김영광 교수(병리학교실) 연구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5년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에 최종 선정돼 RNA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정밀의학 연구를 향후 5년간 수행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총 28억 원 규모의 정부 지원이 이뤄지는 이번 과제는 '유도진화 기반 RNA 표적 CRISPR 유전자 가위 고도화 및 난치성 신경계 질환 치료 응용'이란 이름으로 진행된다. 이 중 18억6000만 원은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을 통해 집행되며 김기표 교수(의생명과학교실), 채동우 교수(연세대학교), 송지환 대표(아이피에스바이오) 등 연구진이 공동 참여한다.이번 연구의 핵심은 'RNA 유전자 가위' 기술이다. 기존 유전자 가위는 대부분 DNA를 대상으로 삼았지만 DNA 편집은 영구적이며 세포 독성 등의 부작용 우려가 높았다. 반면 RNA는 단백질 생성에 관여하는 일시적 복사본으로, 이를 조절하면 DNA를 건드리지 않고도 질병 원인을 조절할 수 있어 안전성과 정확도 면에서 유리하다.RNA 편집 유전자 가위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다. 특히 이번 과제에서는 기존 기술보다 표적 정확성은 높이고, 세포 독성은 줄인 차세대 유전자 가위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김 교수팀은 이를 위해 유도진화 기술과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을 결합해,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특히 단순한 기초기술 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난치성 신경계 질환 치료에의 적용을 목표로 한다. 연구팀은 헌팅턴병, 펠리제우스-메르츠바하병 등 치료제가 거의 없는 희귀 유전질환을 우선 타깃으로 삼아, 병의 원인이 되는 RNA를 찾아내고 이를 정밀하게 편집하는 치료 전략을 실험할 예정이다.루게릭병(ALS), 파킨슨병 등 신경계 퇴행성 질환 대부분은 현재까지 완치법이 없으며, 질환 진행도 빠르다. RNA 유전자 가위 기술이 성공적으로 구현될 경우, 기존에는 접근조차 어려웠던 난치성 질환 치료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밀의학 시대, RNA 가위가 여는 새로운 치료의 문이번 연구는 병리학·의생명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 교수진과 외부 대학, 민간 바이오기업이 협력하는 다학제 융합 연구로 추진된다. 단일 기술을 넘어 신약 후보물질 개발, 동물모델 검증, 산업화 가능성까지 연계되는 구조다.RNA 유전자 가위 기술은 정밀의학의 핵심 도구로도 주목받는다. 정밀의학이란 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맞춘 맞춤형 치료 전략을 의미하며, 암, 유전병, 희귀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김영광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치료법 없이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며 "정확하고 안전한 RNA 편집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정밀의학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