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136~242㎡ 대형평형 구성…분양가 21억~60억원용적률 832%·건폐율 53% 주상복합…조망권 침해 우려남향 시야 '범어자이'에 막혀…초등학교 도보 20분 소요
  • ▲ 대구 수성구 '어나드 범어' 전경. ⓒ네이버지도
    ▲ 대구 수성구 '어나드 범어' 전경. ⓒ네이버지도
    대구 수성구 범어동 1번지(옛 대구 MBC 부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 '어나드 범어'가 오는 3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청약일정에 돌입한다. 지역내 고액 자산가와 전문직 종사자를 타깃으로 한 '하이엔드' 주거단지를 표방하고 있지만 3.3㎡당 4000만원, 최소 21억원을 배팅하기엔 애매한 입지와 부족한 조망권 등 아쉬운 부분이 적잖다.

    17일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따르면 단지는 지하 6층~지상 33층·5개동에 전용 136~242㎡ 아파트 604가구, 오피스텔 146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후분양단지로서 내년 1월 입주예정이다.

    분양가는 주택형별 최고가 기준 △136㎡ 21억1600만원 △139㎡ 22억1900만원 △153㎡A 23억4400만원 △153㎡B 23억500만원 △153㎡C 24억1400만원 △156㎡A 24억9400만원 △156㎡B 24억4300만원 △156㎡C 25억1500만원 △160㎡ 21억5600만원 △168㎡ 25억3400만원 △170㎡ 23억7400만원 △226㎡ 57억원 △244㎡ 60억원 등이다.

    아파트 604가구 전체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되며 주력 주택형은 153㎡C(104가구)와 156㎡B(103가구), 156㎡A(92가구) 등이다.

    서울 강남 수준 고분양가 탓에 수요층이 한정적인데다 대구 부동산시장이 '미분양 무덤' 수준으로 가라앉아 있어 완판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 평가다.

    용적율과 건폐율이 높은 주상복합 특성상 동간거리가 짧아 주거쾌적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예비청약자들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 단지는 용적률 832.91%에 건폐율 53.46%로 설계됐다. 통상 신축아파트 용적률은 200~300%, 건폐율은 20~30% 정도다.

    용적률이 500%를 넘길 경우 단지가 '닭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빽빽하게 밀집돼 조망권·일조권·사생활 침해, 주거쾌적성 저하 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분양홈페이지에 게재된 단지배치도와 평면도를 보면 101동과 103동 153㎡C 물량중 절반은 거실 창문이 각각 동향과 서향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짧은 동간거리 탓에 거실 창문을 열면 눈앞에 '옆동뷰'가 펼쳐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102동 153㎡B와 104동 153㎡A도 거실 창문이 마주보고 있는 구조를 띠고 있다.
  • ▲ 어나드 범어(좌측)와 범어 자이 공사현장. ⓒ네이버지도
    ▲ 어나드 범어(좌측)와 범어 자이 공사현장. ⓒ네이버지도
    게다가 단지 남쪽 시야는 내년 2월 입주예정인 '범어 자이'(399가구·34층)와 준신축인 '범어숲 화성파크드림S'(404가구·35층)이 가로막고 있다.

    특히 범어 자이 경우 폭 12m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어나드 범어 바로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103동과 104동 남향 시야를 상당부분 가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내용은 모집공고문에도 '주변 공동주택, 오피스텔 및 시설물로 인해 동호수별 위치에 따라 일조권, 조망권, 소음, 진동, 혐오시설, 냄새유발시설 등 환경권 및 사생활 침해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학군과 교통인프라도 애매하다는 평가다. 초등학교 경우 길 건너편 300m 거리에 동천초교가 위치했지만 시설 부족 탓에 학생 추가배치가 불가능한 상태다. 이는 공고문에도 '대구시 동천초등학교는 현재 학교시설 부족으로 유입학생의 배치가 불가하다'고 언급돼있다.

    현재로선 직선거리로 700m 떨어진 범어초교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단지와 학교 사이에 위치한 야시골공원으로 인해 통학로가 길어져 성인남성 걸음으로 20여분이 소요된다.

    게다가 통학로가 상대적으로 외졌고 차로와 보도가 혼재돼 도보통학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 측이 입주 후 7년간 통학차량을 제공할 예정이지만 그 이후엔 별도 지원이 없다.

    대중교통 경우 가장 가까운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이 도보 13~15분 소요돼 역세권으로 보기 어렵다. KTX 이용이 가능한 동대구역은 도보로 30여분이 걸린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어나드 범어는 같은 주상복합단지이면서 대형평형 위주로 구성된 '범어 두산위브 더제니스'(1494가구)와 지역 대장단지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며 "더제니스가 준공 16년차 단지임을 감안해도 입지나 가구수 측면에서 '더제니스를 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급 마감재나 컨시어지 서비스 등은 분명 눈에 띄지만 조망권이나 동간거리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예비청약자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L공인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대구 분양시장 분위기에서 평당 4000만원은 무리수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라며 "지역내 병원장 등 자산가들의 관심도가 높다는 소문은 돌지만 완판으로 이어질진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