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코스피, 2990선 터치 … 삼천피 코앞이차전지株, 강세장서 내리막길 … 반등 조짐↓LG엔솔 올 들어 15% 떨어져 … 주주 98%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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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코스피 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삼천피'(코스피 지수 3000)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이차전지주는 소외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차전지를 둘러싼 대내외적 악재가 워낙 두터워 추세적 반등 가능성은 불투명하다.시장과 투자자들은 이달 운행 시작 예정인 테슬라 로보택시 서비스에 실낱 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이 서비스가 호응을 얻게 될 경우 고용량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악재 속 희망찾기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1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직전 거래일 대비 종가 기준 1.01% 내린 29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1.86%) LG화학(-1.44%) 에코프로(-1.75%) 엘앤에프(-2.82%) 등 국내 이차전지주 대부분이 하락 마감했다.코스피 지수는 전날 기준 올 한해 22.83% 올랐다. 이날 역시 코스피는 오전 9시 40분 코스피 3000까지 단 6포인트 가량 남겨둔 2993.92까지 치솟았다.같은 기간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2885.55에서 506.81포인트(-17.56%) 하락해 2378.74를 기록했다. 이차전지주가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돈 셈이다.개별 종목별로 살펴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직전 거래일 LG에너지솔루션 종가는 293,000원으로 올해 초(346,000원)와 비교하면 15.32% 낮다.올해 초 239,500원이었던 삼성SDI도 전날 종가는 29.48% 하락한 16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도 같은 기간 242,500원에서 15.26% 떨어진 205,500원, 엘앤에프는 77,500원에서 38.80% 하락한 48,200원, 에코프로는 55,200원에서 23.73% 낮은 42,100원으로 마감했다.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이차전지는 국내 증시에서 가장 강력했던 테마주 중 하나였지만 대부분 2023년 7월을 전후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곤두박질 치고 있다.이차전지는 전기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의 형태로 저장해 재사용이 가능한 전지를 말한다. 탄소중립이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면서 전기자동차 확대가 전세계적 트랜드로 자리잡았고, 이차전지가 전기차의 핵심이었던 만큼 관련 시장도 확장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하지만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꺼지고 전기차에 대한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이차전지 시장은 수축되기 시작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이차전지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감소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 조기 폐지, 상호 관세 부과 등 전기차에 대한 비우호적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중국이 저가 배터리 공세로 유럽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악재가 몰아치면서 반등 가능성은 희박해졌다.KB증권 데이터를 보면 전날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한 29만4206명의 투자자 중 98.7%가 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차전지 시가총액 상위 5종목 투자자 94%가 손실 중이다. 평균 손실률도 3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최근 증권사들은 이차전지주에 대한 목표가를 낮추고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iM증권, 미래에셋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수정했고, 삼성증권 등 3개 증권사도 삼성SDI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으로 인한 전기차 수요 둔화와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고 선제적 배터리 재고 축적으로 하반기 수요 둔화 가능성 등도 커져 실적 전망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이 시행될 경우 북미 전기차 시장 전망치가 하향조정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일각에서는 이차전지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현업에 복귀한 데다 오는 22일부터 운행 시작 예정인 테슬라 로보택시 서비스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직접 로보택시에 탑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적극 타진했는데, 로보택시 서비스가 호응을 얻게 될 경우 이차전지 업종의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탈친환경 행보는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제재 대상은 한국이 아닌 중국"이라며 "만약 저가 모델, 로보택시 출시와 함께 (이차전지) 침투율이 상승하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극단적 소외주로서의 이차전지에 대한 관심을 재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기인한 약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회복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실적에 핵심인 물량과 가격 변수는 저점을 통과했다"며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과 유럽 내 중국 점유율 확대는 여전히 우려 요인이지만, 우려의 정점은 통과했다는 판단"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