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주가에 대입땐 1만8309원 … 4089원 올라 LS전선, 유증 참여 규모 7월 30일 전에 결론 낼 수도
  • ▲ LS마린솔루션 포설선 ⓒLS마린솔루션
    ▲ LS마린솔루션 포설선 ⓒLS마린솔루션
    LS전선이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애초 예정했던 자금 투입 규모보다 약 500억원 이상 추가로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LS전선은 내달 30일 최종 발행가액 산정 전에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참여 여부와 규모를 최종 결론지을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1차 발행가액이 확정되는 이달 25일 전에 이사회를 열고 결정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컸다. 하지만 기존 주주 대상으로 신주 배정이 마무리되고 확정 발행가액이 산정되는 7월 30일 전까지 시일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LS전선 관계자는 "이사회 개최 시점과 유상증자 규모 등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7월 30일 전에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진만큼 1차 발행가액과 확정발행가액 중 어느 지점이 유리할 지 살펴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LS마린솔루션의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예정 발행가는 주당 1만4220원으로 설정됐으며, 전체 발행주식 수는 약 1958만주다.
    이 중 LS전선은 현재 지분율(66.75%)에 따라 약 1307만 주를 인수할 수 있으며, 예정가 기준으로는 약 1860억원이 소요된다.

    다만 최근 LS마린솔루션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발행가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5월 중순 이후 주가는 70% 이상 올랐고, 최근 한 달(5월 17일~6월 16일) 평균 주가는 2만2595원으로 이를 20% 할인을 비롯한 예정가에 대입하면 발행가는 약 1만8309원으로 산출된다. 앞서 예정가가 주당 1만4220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4089원이 늘어난 셈이다. 

    만일 LS전선이 유상증자에 전량 참여할 경우 총 부담금은 약 2393억원으로, 기존 예정가 기준으로 전량 참여했을 때의 1860억원보다 약 533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LS마린솔루션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1차 발행가액이 확정되는 25일까지 남은 일주일간 주가 향배에 따라 최종 발행가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할인율을 최대치인 30%로 적용할 경우, 발행가는 1만7939원으로 낮아진다. 이 기준으로 LS전선이 전량 참여할 경우 약 2345억원이 필요하게 된다. 기존 예정가 기준(약 1860억원)보다는 약 485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할인율이 얼마나 적용되느냐에 따라 LS전선의 최종 자금 부담 규모도 달라질 전망이다.

    LS전선의 1분기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1844억원이다. 예정가 기준으로도 자금 운용에 여유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발행가 상승 시 자금 조달 방안 마련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LS전선이 전량 참여 대신 일부만 인수하거나, 자금 확보 방안을 병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시장에서 LS전선의 신용평가는 최고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 기업신용평가 기관들은 LS전선의 단기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1로 부여하고 있으며, 회사채는 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A1은 국내 단기신용등급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단기적인 채무불이행 위험이 매우 낮은 상태를 의미한다. 

    LS전선은 지난 6월 가온전선 지분 추가 매입을 위해 700억원 규모의 장내 매수 계획을 공시했으나 최근 해당 계획을 철회했다. 회사 측은 주가 급등에 따른 '적정 가격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으나, 업계에서는 LS마린솔루션 유상증자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가 더 시급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는 오는 6월 25일 확정된다. 금융감독원 규정에 따라 '청약일 직전 1개월, 1주일, 3거래일 평균 주가 중 가장 낮은 값'을 기준으로 정하고, 여기에 할인율(최대 30%)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일반공모 시에는 이 기준에 따라 발행가가 조정되며, 주주배정 방식도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동일한 방식으로 공모가가 확정된다. LS마린솔루션은 예정발행가액에 20% 할인을 택했다. 발행가액이 늘어날 수록 전체 유상증자 규모도 커지게 돼 회사로서는 든든한 투자여력을 갖추게 된다. 

    최근 유상증자를 실시한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구조를 따랐다. 예를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유상증자에서 1개월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30% 할인율을 적용해 발행가를 산정했으며, 실권주 일반공모는 동일 가격으로 진행됐다. 포스코퓨처엠도 이와 유사하게 청약 직전 주가를 기준으로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를 확정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분율 유지를 위해 참여는 불가피하지만, 실권주 일부를 남기거나 외부 조달을 병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LS마린솔루션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을 건조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건조되는 고압직류송전(HVDC) 포설선은 국내 최초의 초대형 케이블 전용 선박으로, 해상풍력 등 글로벌 친환경 인프라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자산이다. 업계는 향후 유럽·북미 중심의 HVDC 해저케이블 발주 확대에 대비한 선제 투자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