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공동개발국 인니, 분담금 대폭 감액튀르키예 전투기 도입 추진에 KF-21 수출 불확실성벌칙 조항 있어도 실효성 낮아 계약 이행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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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한국형 전투기 KF-21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공동개발 분담금을 대폭 줄이고, 튀르키예의 5세대 전투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수출 신뢰도와 후속 사업 기회 확보를 위한 전략 조정이 불가피해졌다.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인도 디펜스'에 참가해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KF-21 공동개발 사업 분담금 비율 조정에 대한 양국 간 공동개발 기본합의서 개정안에 서명했다.당초 우리 정부는 KF-21 개발을 위해 총 8조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계획했으며, 이 중 인도네시아는 전체의 약 20%인 1조7000억원을 분담하기로 했다. 나머지 재원은 우리 정부와 제작사 KAI가 각각 60%, 20% 비율로 부담하는 구조였다.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2026년 6월까지 분담금을 순차적으로 납부하고, KF-21 개발 기술 이전과 함께 전투기 48대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5월 재정문제를 이유로 분담금을 3분의 1 수준인 6000억원으로 줄이고, 기술 이전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2023년 말에는 분담금 납부 기한을 2034년까지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이 과정에서 KF-21 제작사인 KAI에 파견됐던 인도네시아 기술진의 자료 무단 반출 시도가 발생해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됐고, 이로 인해 합의 도출이 수차례 지연됐다.결국 양측은 인도네시아의 분담금을 6000억원 수준으로 낮추는 데 최종 합의했다. 분담금 축소에 따른 나머지 비용은 KAI와 방사청 등 관련 부처간 협의를 통해 양산 원가에 보전되는 형태로 알려졌다.방사청은 “이번 합의에 따라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KF-21 공동 개발의 잔여 분담금 2000억원 납부를 위한 행정 절차에 착수하고 있으며, 계획대로 분담금 납부가 이뤄지면 양국간 방산 협력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같은 시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자국이 개발 중인 5세대 전투기 ‘칸(Kaan)’ 48대를 인도네시아에 수출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KF-21 수출 전망에는 새로운 변수가 떠올랐다.수출 규모는 약 100억 달러(약 13조7000억원)로, KF-21 도입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다.인도네시아는 과거 한국산 잠수함을 도입하던 중 예산 문제로 2차 계약을 무산시키고, 이후 프랑스산 잠수함을 구매한 전례가 있어, KF-21 수출 가능성에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이에 대해 KAI 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KF-21의 현지 모델인 IF-X 양산도 염두에 두고 있으며, 과거 수출한 KT-1·T-50 등 후속 정비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KF-21의 개발 완료와 전력화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현재 KAI는 6대의 KF-21 시제기를 비행시험 중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해 우리 공군에 우선 배치한 뒤, 동남아·중동 등 수출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분담금 조정과 기술 이전 범위 축소 등 공동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변수들이 향후 KF-21의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KF-21의 첫 해외 파트너였던 인도네시아가 분담금을 감액하고, 다른 국가의 전투기 도입을 추진한 점은 향후 수출 협상에서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게다가 비용 분담 합의서에는 분담금을 2회 연속 미납할 경우 납부액을 반환하지 않고 권리도 포기한다는 벌칙 조항이 담겨 있으나, 양국 간 정치·경제·외교적 이해관계로 인해 실질적인 법적 제재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는 “현재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과 1차 수출을 목표로 분담금 절충 등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계획대로 이행되는 것이 최선”이라며 “계약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양국간 전략적 신뢰에 기반한 긴밀한 협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