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대통령, 17일(현지시간) "의약품 관세 곧 발표할 것" 셀트리온, 약가 인하 '기회'로 전망 … "바이오시밀러에 유리한 환경"SK바이오팜, 시장 경쟁력 기반 재고 이전 등 대비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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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트리온이 미국 바이오USA에 행사장에 차린 부스 모습. ⓒ조희연 기자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는 모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약가 인하, 바이오의약품 관세 부과 등 굵직한 정책들이 실현을 앞두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의약품 관세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의약품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이러한 대외 불확실성 증대에 한국 기업에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 등 세계 최대 바이오 박람회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 참가한 우리 기업들의 행보가 주목된다.셀트리온은 바이오 USA에 140㎡(약 42평) 규모의 단독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개방형 미팅 공간 및 프라이빗 미팅룸을 마련해 다수 글로벌 기업과 100건 이상의 미팅을 진행한다. 개막 2일차에도 부스에 위치한 5곳의 개방형 미팅 공간도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개막 1일차에는 480여명이 부스를 방문했다.셀트리온은 올해 바이오시밀러 보다는 신약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관련한 미팅도 들어오고 있지만 이제는 입지를 어느정도 확보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신약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이는 셀트리온이 미국 약가 정책이 오히려 바이오시밀러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한 영향도 있다. 회사는 "미국의 바이오의약품 약가 인하 정책과 관련해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바이오시밀러를 이미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어 직접적인 가격 인하 압박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한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이 인하될 경우 그동안 오리지널이 우선 등재되던 미국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와의 경쟁이 촉진되며 셀트리온 제품의 처방 확대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또한, 관세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이미 미국에서 판매할 제품의 약 15~21개월분의 재고를 미리 현지로 이전했다.부스에서는 QR코드를 활용한 디지털브로셔를 통해 회사와 짐펜트라를 소개했다. 짐펜트라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기존의 정맥주사(IV) 제형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피하주사(SC)로 바꾼 제품이다. 램시마는 지난 2023년 10월 FDA로부터 신약으로 승인받았다.셀트리온은 이번 바이오USA에서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다중항체 신약 파이프라인 등을 소개했다. -
- ▲ SK바이오팜이 바이오USA에 차린 부스 모습. ⓒ조희연 기자
SK바이오팜은 이번 바이오 USA 2025에서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열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선다.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시장 성공 경험을 앞세워 신규 파트너십 발굴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에서 온 직원 20여명이 파트너링 미팅만 200건 이상 진행한다.실제로 부스에서는 세노바메이트 위주의 홍보가 진행됐다. 부스 위쪽에는 'SK, For Patients, For Life'라는 슬로건을 전시해 '환자 중심'이라는 가치를 강조했다. 또 메인 스크린에는 뇌전증 환자들의 치료 과정을 담은 영상과 DTC(소비자직접) 광고 캠페인 영상을 띄웠다.세노바메이트는 2020년 미국 출시 이후 누적 처방 환자 17만명을 돌파하며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매출 547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이 4387억원으로 약 80%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62% 늘어난 수치다.이처럼 세노바메이트가 점차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의약품 관세 부과라는 위협요소가 등장했다. 이에 SK바이오팜은 미국발 공급망 규제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6개월 이상의 재고를 이전하는 등 선제 대응을 하고 있다. 회사는 지속적으로 재고를 이전하고 있다.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세노바메이트는 국내에서 원료의약품(API)을 만든 후 캐나다에서 정제(태블릿)와 제품 포장(패키징) 단계를 거쳐 완제의약품으로 미국에 수출되고 있다. 회사는 미국 내 생산시설 추가·이전을 미리 준비해 세노바메이트 생산 기술 이전과 공정 검증 등을 완료한 상태로 현재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CMO 시설에서 필요시 즉시 생산이 가능하다.SK바이오팜 관계자는 "의약품 관세 정책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기조와 관세 부과 정책이 상충된 것이라며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약가 인하는 약값을 낮추고 관세 부과는 약값을 높이는 정책으로 서로 모순적인데 정책정리가 안 된 상황인 것으로 판단되며 이때문에 관세 부과 정책이 늦게 나오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