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CEO, 내달 중국 공급망 박람회 첫 참석미중 갈등에 中 시장 포기 할 듯 말 듯 오락가락엔비디아와 한 배 탄 삼성전자 … 덩달아 기회 놓칠라
  •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친필 사인한 삼성전자의 'GDDR7' 제품 전시 모습 ⓒ뉴시스(독자제공)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친필 사인한 삼성전자의 'GDDR7' 제품 전시 모습 ⓒ뉴시스(독자제공)
    엔비디아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중(對中) 제재로 중국시장 전략에 혼선을 빚으면서 중국향 신제품 'B40'에 그래픽D램(GDDR)을 공급하는 삼성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추가 제재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을 체념한 듯 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엔비디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삼성은 이들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18일 중국중앙TV(CCTV)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다음달 16일부터 20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중국국제공급망박람회(CISCE)'에 참가할 예정이다. 엔비디아가 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비디아가 기존에 참석하지 않았던 새로운 중국 행사에 발을 들이는 것은 지금과 같은 미중 갈등 상황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엔비디아는 AI와 반도체 패권을 두고 경쟁 중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지만 사업적으로 보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현실인건 분명하다.

    지난해 기준 엔비디아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 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의 규제가 강해지면서 당초 월가에서 예상하던 수준보다는 매출 규모가 적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졌다.

    2026 회계연도 1분기(2025년 2월~4월)에는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이 월가 예상치인 62억 달러보다 다소 낮은 55억~56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특화 GPU(그래픽처리장치)인 'H20'에서 46억 달러 매출을 올렸는데 해당 제품이 규제를 받으면서 입은 손실이 25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고 밝혀 중국시장의 무게감을 알 수 있었다.

    2분기에는 보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월가와 엔비디아는 지난 1분기 25억 달러 매출 손실이 발생했던 것에 이어 2분기에는 80억 달러 규모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무려 11조 원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 ▲ 삼성전자 GDDR7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전자 GDDR7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이렇게 미국 정부의 규제로 한 순간 10조 원이 넘는 매출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사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시장을 포기하는 것 같은 뉘앙스의 발언까지 해 주목받았다.

    황 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이상 중국 시장을 자사 실적 전망에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 정부가 수출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것으로 기대하지 않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큰 보너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황 CEO는 자사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앞으로 실적 가이던스를 밝히는 데에 중국시장에 관한 전망은 빼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인터뷰에서 공식화하면서 황 CEO는 미국 정부의 중국 규제책에 대한 반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고 해석된다.

    일각에선 황 CEO의 이 같은 발언이 중국시장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고 결국은 중국사업을 포기하는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가 대중 규제 정책을 거둘 가능성이 없다는 데 베팅하는 동시에 탈중국 전략을 세울 수 밖에 없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도 황 CEO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라며 "수출 제한 조치로 중국기업이 입는 피해보다 미국 기업이 입는 피해가 더 크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도 엔비디아는 올 하반기 중국시장을 겨냥해 저사양 AI 가속기인 'RTX 프로 6000'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B40'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알려진 제품이다.

    해당 제품에는 HBM(고대역폭메모리)가 아닌 삼성의 최신 규격 GDDR이 들어가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5세대 HBM인 HBM3E로 엔비디아에 아직 입성하지 못한 삼성이 GDDR로 엔비디아의 중국시장 공략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중국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엔비디아의 우여곡절이 이어지면서 이를 함께 할 삼성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엔비디아가 중국시장에 신제품을 어느 정도 규모로 공급하는냐에 따라 삼성의 GDDR 공급량도 달라지기 때문에 엔비디아가 중국시장을 사실상 포기하는 듯한 비관론이 나올 때마다 삼성도 속을 끓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삼성이 이번 중국향 제품에 GDDR을 공급하면서 AI 메모리 사업에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점 또한 명확하다. GDDR 공급에 더불어 HBM4 등 이후 고성능 AI 메모리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할 수 있는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업계에서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