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병원 원장원·김기영 교수팀, 1228명 대규모 연구로 상관관계 규명정기적 입체시 검사, 조기 예방과 개입에 도움 가능성
  • ▲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안과 김기영 교수, 경희대 의과대학 김미지 교수, 조현진 연구원, 박연정 학부생(좌측부터). ⓒ경희대병원
    ▲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안과 김기영 교수, 경희대 의과대학 김미지 교수, 조현진 연구원, 박연정 학부생(좌측부터). ⓒ경희대병원
    노인의 입체시(stereopsis) 기능 저하가 인지기능 장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입체시는 두 눈에 맺힌 미세한 영상 차이를 바탕으로 거리와 깊이를 인지하는 고차원적인 시각처리 기능이다. 이 기능이 저하되면 거리감, 공간지각, 위치 파악 등에 어려움을 느끼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온다.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와 안과 김기영 교수팀(경희대 의과대학 김미지 교수, 조현진 연구원, 박연정 학부생)은 최근 1228명의 70세 이상 지역사회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입체시 기능과 인지기능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입체시 기능이 저하될수록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최대 1.71배 증가한다고 밝혔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노인노쇠코호트(KFACS) 데이터를 활용해 티트무스 입체시 검사(Titmus Stereo Test)를 시행, 입체시 기능을 우수(40-60초각), 보통(80-200초각), 나쁨(200초각 초과) 3단계로 구분했다. 이후 언어기억력, 집중력, 처리속도, 전두엽 기능 평가 등 다양한 인지기능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입체시 기능이 떨어질수록 기억력, 실행 인지기능(전두엽 검사), 시공간 탐색 능력(처리속도 검사) 등 대부분의 인지 영역에서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특히 시력, 질병력, 안과 질환력 등 여러 변수들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입체시가 저하된 노인은 인지기능 장애 위험이 최대 1.71배 높게 나타났다.

    김기영 교수는 "입체시는 단순 시력과는 별개의 고유한 시각 처리 능력으로 뇌의 전두엽 기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이번 연구는 지역사회 일반 노인을 대상으로 입체시와 인지기능 저하의 상관성을 확인한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원장원 교수는 "일반적인 간이 정신상태 검사 외에도 다각적인 인지기능 평가법을 활용했으며, 다양한 혼재 요인을 통제해 결과의 신뢰성을 높였다"며 "노인의 정기적인 입체시 검사는 인지기능 저하를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평가와 개입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의학 분야의 국제 권위 학술지 'BMC Geriatrics' 최신호에 '지역사회 거주 노인의 입체시와 인지 기능 간의 연관성: 단면 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