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 장남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소송콜마홀딩스 증여와 경영합의는 무관 반박지배구조 재편되나 … 행동주의 펀드 달튼도 변수
  • ▲ 콜마그룹 창업주 윤동한 회장
    ▲ 콜마그룹 창업주 윤동한 회장

    콜마그룹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남매 갈등이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법적 대응으로 격화되고 있다. 윤 회장은 장남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하며 사실상 장녀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윤 회장과 윤 부회장간의 소송의 배경과 주식 증여의 의미를 두고 엇갈린 주장을 펼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18일 "윤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 윤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며 "윤 부회장의 심각한 의무 위반과 신뢰 배반에 따른 증여 해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2019년 12월 윤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현재 무상증자로 460만주)를 증여한 바 있다.

    콜마그룹은 그간 윤 회장의 자녀들에게 화장품(한국콜마)과 제약(HK이노엔)은 윤 부회장, 건강기능식품(콜마비앤에이치)은 윤 대표가 각각 맡는 구도로 조용히 승계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균형은 지난달 2일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추진하며 깨졌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실적 부진을 이유로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려 하며 갈등의 불씨를 지폈다.

    이에 윤 대표는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과거 부진을 이유로 경영권을 흔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윤 회장도 지난달 15일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콜마로 대표되는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윤 대표가 각각 맡기로 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로 변함이 없다"며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콜마비앤에이치에 따르면 2018년 9월 윤 회장은 두 자녀와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는 3자 경영 합의를 맺었다. 윤 부회장이 그룹 전체를 이끌되 윤 대표는 콜마비앤에이치를 자율적으로 경영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윤 회장 측은 "윤 부회장이 최대주주 권한을 남용해 승계 구조를 일방적으로 바꾸려 한다"며 "당시 이런 사태를 예상했다면 주식을 증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 ▲ (좌로부터)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 (좌로부터)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하지만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경영합의가 주식 증여의 전제가 된 적은 없으며 경영합의와 증여계약은 전혀 관련 없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합의서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운영과 콜마홀딩스의 지원에 관한 내용일 뿐이고 콜마비앤에이치가 주장하는 문구는 합의서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남매의 부친인 윤 회장까지 법정 공방에 나서면서 콜마그룹의 지배구조가 재편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회장이 윤 대표 편에 섰지만 지분 구조상으로는 윤 대표 측이 불리하다는 평가다. 현재 콜마홀딩스 지분율은 윤 부회장이 31.75%, 윤 회장이 5.59%, 윤 대표가 7.45%다.

    더욱이 업계에선 이번 갈등의 변수로 행동주의 펀드 달튼 인베스트먼트를 주목하고 있다. 달튼은 지난 3월 콜마홀딩스 지분을 5.01%에서 5.69%로 늘리고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바꾸며 정기 주총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했다. 이에 따라 아버지·딸 연대와 아들·달튼 연대의 대립 구도로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주까지 법적 대응에 나선 만큼 갈등이 단기간에 봉합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경영권을 둘러싼 소송전과 행동주의 펀드의 개입까지 맞물리면 그룹 지배구조에 적잖은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콜마홀딩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9% 오른 1만5950원으로 상한가에 마감했다. 콜마비앤에이치도 1만5300원으로 3.94% 상승했고 한국콜마는 2.61% 오른 9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