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리스크에 … 카메라모듈 적자피규어AI 등 로봇 사업 협업 확대전장·기판 등 비주력 사업 비중 높인다
  • ▲ 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LG이노텍
    ▲ LG이노텍 마곡 본사 전경ⓒLG이노텍
    LG이노텍이 보스턴다이나믹스 협업에 이어 피규어AI에 공급을 타진하며 로봇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2분기 핵심인 카메라모듈 사업에서 적자전환 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애플 공급망 리스크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LG이노텍은 로봇을 비롯해 전장, 반도체 기판 등 비주력 사업의 비중을 높여 실적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9일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LG이노텍은 2분기 광학솔루션 사업부문에서 영업적자 30억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공백기에 경쟁 심화, 환율 등 악재가 겹치며 적자전환 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체 영업이익은 6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5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LG이노텍은 높은 애플 의존도로 실적 불안정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흥행 여부에 따라 LG이노텍의 실적이 갈린다는 것이다. 실제 LG이노텍은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이 속한 광학솔루션 사업부에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내고 있다. 

    다만 애플이 원가 절감을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LG이노텍의 수익성은 급감했다. 최근엔 미중무역 분쟁으로 애플의 중국 아이폰 판매량이 부진해지며 LG이노텍을 비롯한 부품사도 덩달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하반기 출시될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 또한 시장에선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LG이노텍은 부품 원가를 절감하는데 투자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초 구미공장에 6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 양산 라인 확대, 고부가가치 카메라 모듈 생산을 위한 신규 설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카메라 모듈은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으로 이전할 계획이며 6월 중 증설을 마무리 짓는다. 이 부분에도 지난해부터 1조3000억원의 투자금이 투입됐다.

    장기적으론 애플 의존도를 탈피할 수 있는 새 수익원을 마련하겠단 의지다. 최근 LG이노텍은 애플에 집중됐던 매출원을 다각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업을 발표한데 이어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인 피규어AI에 로봇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양 사는 현재 구체적인 물량과 가격 등을 협의하고 있고, 최종 계약을 마친 뒤 내년 초부터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전장, 반도체 기판 사업 분야에서 연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빠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전장 분야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 차량을 겨냥한 차량용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모듈을 하반기 양산할 계획이다. 차량 조명 모듈인 '넥슬라이드' 또한 국내외 9개 완성차 브랜드에 탑재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에 환율 리스크가 겹치며 상황이 안좋지만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6월 중 베트남 하이퐁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LG이노텍의 수익성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향후 전장을 비롯한 신사업에서도 성과를 내며 미래 준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