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4조원 돌파 … 매출 내 비중 80%보급형 신제품 출시·관세 선주문 영향올해 의존도 더 늘 듯 … 아이폰17·에어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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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LG이노텍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애플향 매출 의존도가 4조원을 돌파하며 1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반기 애플이 아이폰17 시리즈와 슬림폰 등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올해 전체 매출 내 애플 의존도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16일 LG이노텍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액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고객’으로부터 올린 매출은 4조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전체 매출액 4조9828억원의 80.4%에 달하는 금액이다. 작년 1분기 이 고객으로부터 올린 매출액 3조3360억원(매출 내 비중 77%)과 비교하면 약 3%포인트(p) 증가했다.보고서에서는 구체적으로 고객사 이름을 명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애플로 추정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과 3D 센싱 모듈 등을 공급하고 있다.1분기 기준 LG이노텍의 애플향 매출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2020년 1분기만 해도 1조2842억원에 불과했던 애플향 매출액은 2021년 2조2216억원, 2022년 2조9164억원, 2023년 3조3502억원, 2024년 3조3361억원으로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6년간 3배나 늘어난 셈이다.같은기간 전체 매출액에서 애플향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증가했다. 2020년 1분기 63.9%였던 애플향 매출 비중은 2021년 72.4%, 2022년 73.8%, 2023년 76.6%, 2024년 77%였다. 올해는 1분기 처음으로 매출 내 비중이 80%를 돌파했다. 6년간 16.1%p 증가한 수준이다.통상 상반기가 애플의 비수기로 분류되는 것에 비추어보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애플의 보급형 신제품(아이폰 16e) 출시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비해 부품을 선주문한 영향으로 보인다.애플은 중국산 아이폰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2~3개월치 재고를 북미 지역에 미리 비축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관세가 본격 부과되기 전에 선적한 물량에 대해선 기존 관세율이 적용돼 추가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품 선제 조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회사의 신사업 육성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년 매출 내 애플 의존도는 늘고 있는 셈이다. 그간 LG이노텍의 높은 애플 매출 비중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왔다. 애플의 실적이 부진할 경우 LG이노텍의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여기에 최근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애플이 원가 부담 등 이유로 납품가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도 커졌다.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사의 요구를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기업들이 애플 공급망이 진입하면서 기존 점유율을 방어하려면 수익성을 어느정도 포기하더라도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야 할 수 밖에 없다.업계에서는 올해 LG이노텍의 매출 내 애플 의존도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아이폰 17’과 슬림폰 등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어서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FC-BGA 사업의 본궤도 진입과, 조명 및 통신 모듈을 중심으로 한 전장부품 사업의 제품 믹스 개선 등이 확인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북미 고객사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면서 “관세 불확실성과 경쟁이 심화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의 성과가 점점 더 중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LG이노텍 관계자는 "FC-BGA, 차량 AP 모듈을 앞세운 반도체용 부품, 차량용 센싱,통신,조명 등 모빌리티 핵심 부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로봇 분야 리딩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면서 "육성 중인 반도체용 부품, 모빌리티 부품 등은 수주 기반 사업으로 수주 후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들 사업의 매출 비중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