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모방 흡착강화 필터' 개발 … 빠른 풍속에서 더 효율적, 지하철·발전소 등 활용 주목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게재 … "세계 필터 시장 패러다임 바꿀 기술"
  • ▲ 왼쪽부터 박준용 박사과정생, 문찬식 석사졸업생, 우상혁 교수.ⓒ중앙대
    ▲ 왼쪽부터 박준용 박사과정생, 문찬식 석사졸업생, 우상혁 교수.ⓒ중앙대
    중앙대학교는 화학공학과 우상혁 교수 연구팀이 기존 공기 필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방식의 여과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사람의 코털을 둘러싼 얇은 점액이 공기 중 입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원리를 모방해 기존 필터보다 훨씬 강력한 입자 포획 능력을 지닌 '생체모방형 흡착강화 필터'를 개발했다.

    공기 필터는 가정, 사무실, 공장, 클린룸, 데이터센터, 병원, 호텔 등 다양한 실내 시설의 공기조화기와 공기청정기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사용량도 지속해서 증가세다.

    하지만 기존 필터는 나노뉴턴(nN) 수준의 약한 흡착력으로 인해 먼지를 효과적으로 흡착하지 못해 필터 성능 저하와 재비산 등의 문제가 제기돼 왔다. 공기조화기에서는 필터의 짧은 수명으로 인한 잦은 교체로 대량의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이 심각한 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연구팀은 비강 내 점액으로 덮인 코털이 공기 중 입자를 효과적으로 포획하는 데 착안해 필터 내부에 얇고 안정적인 액상막을 형성함으로써 마이크로뉴턴(μN) 수준의 모세관 힘(capillary force) 기반의 강력한 먼지 흡착이 가능한 필터소재를 개발했다. 해당 흡착강화 소재는 월등한 먼지 포집 성능을 유지하면서 통기도 저하를 최소화해 더 많은 먼지를 포집하는 데도 더 오랫동안 필터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빠른 풍속에서 더 높은 효율을 확보할 수 있고, 포집된 먼지의 재비산도 억제할 수 있는 최초의 필터다.
  • ▲ 흡착강화 필터 모식도.ⓒ중앙대
    ▲ 흡착강화 필터 모식도.ⓒ중앙대
    이번 기술은 기존의 공기조화기나 공기청정 설비를 변경하지 않고도 즉시 도입이 가능하다. 높은 공기 질을 확보하면서도 2배 이상 늘어난 필터수명으로 필터 사용량과 유지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연간 수백만 톤 이상 발생하는 필터 폐기물도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어 주목받는다.

    또한 지하철, 발전소, 공장 등 빠른 풍속의 공기 처리가 요구되는 설비에서 더욱 효과적인 필터링을 가능케 하는 등 세계 필터 기술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기술로 기대된다.

    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필터·공기정화 분야에서 세계적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원천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필터소재 시장의 새로운 축을 개척하고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지난 18일 실렸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사업과 협력허브구축사업,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현대엔지니어링, 서울시·서울시설관리공단의 실증연구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소재 스타트업 ㈜와이즈앤드이롭은 최적화와 상용화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소재양산 기반기술 선점의 역할을 맡았다.
  • ▲ 중앙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박상규 총장.ⓒ중앙대
    ▲ 중앙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박상규 총장.ⓒ중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