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각 인선서 기재부 등 조직개편 대상 부처 빠져기재부는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 가능성 커산업부 에너지부문은 신설되는 기후에너지부로 이관행안부 또는 신설될 '인구부'는 부총리급 격상 거론
  • ▲ 정부세종청사 전경. ⓒ연합뉴스
    ▲ 정부세종청사 전경.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선을 단행했다. 주요 부처 중 일부는 여전히 수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주로 이재명 대통령 공약과 맞물린 정부조직개편 대상 부처들이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핵심 경제부처가 이번 인선에서 제외됐다. 이밖에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도 아직 장관 후보자가 지명되지 않았다. 

    이번 인선 발표에서 제외된 부처들은 조직 개편이나 시급한 현안이 얽혀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인선을 서두르기 보다는 상황을 더 지켜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기재부는 예산편성 기능을 따로 떼어네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는 조직 개편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기재부의 예산편성 권한을 떼어내 대통령실이나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고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재부로 편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간 기재부에 집중된 기능과 권한을 분산하고 정부 내 기능 배분을 재설계하려는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이 기재부에서 대통령실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 조직 개편 논의의 한가운데에 있는 부처다. 정부는 산업부의 에너지 관련 업무와 환경부의 기후 업무를 아우르는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구상 중이다. 기후에너지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을 보다 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수립·집행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산업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등 시급한 현안에도 직면해 있어 조직 개편과 인선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산업부의 통상기능을 분리해 독립적인 기관으로 운영할 필요성도 제기되나, 이 경우 정부조직 개편 폭이 너무 커진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에 현 산업부 체제를 두되 대통령실에 통상 업무를 전담할 수석비서관이나 특별비서관을 새로 만들어 대미 협상 등을 조욜하는 역할을 맡길 가능성도 대두된다. 

    부동산 대책을 총괄할 국토부 장관 자리도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서울 집값이 지난해 여름 '불장'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등 과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이 시급하나, 적임자를 찾는데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경제부처 외에 행안부도 수장이 공석이다. 행안부는 경찰국 폐지 등의 사안이 걸려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및 민주적 통제를 위해 경찰국을 폐지하고 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국은 전 정권 시절인 2022년 8월 행안부 산하에 신설된 조직이다. 

    일부에선 행정안정부의 조직·정부혁신 부문과 인사혁신처를 합쳐 '행정혁신부'로 행정안전부의 재난·재해·지방자치·경찰·소방과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 부문을 합쳐 자치안전부로 개편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권은 행안부 산하에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으로,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의 공소청으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행안부 산하에 중수청을 신설하는 방안도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총리는 2인 체제로 기재부 장관이 '경제부총리'를 교육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겸하는데, 사회부총리를 행안부 장관이 맡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보건복지부, 문체부, 교육부 등도 이번 발표 대상에서 제외됐다. 복지부의 경우 여성가족부와 합쳐 부총리급 '인구미래가족부' 신설 논의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또 다른 일부에선 이 논의는 빠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초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복지부 장관 하마평에 올랐으나 최근 배우자의 코로나19 관련 주식 투자 의혹으로 사실상 후보군에서 멀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