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장기화 속 '복귀 전략' 무용론 부상 근무 중인 의대생·전공의 의견 반영이 먼저김택우·박단 기존 입장 고수 … 최안나·황규석 등 해결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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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 '복귀자 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해법이 부상하고 있다. 복귀를 결정한 전공의·의대생들의 교육과 수련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고 이를 중심으로 의료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며 현장을 중심으로 의료개혁 전환점을 만들자는 주장이다.최안나 대한의료정책학교 교장(전 의협 대변인)은 본보를 통해 "복귀한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이미 수련을 받고 있는데도 의료계 전체 논의가 여전히 복귀 여부만 반복되고 있다"며 "이제는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교육·수련 정상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 교장은 "의협이 법정단체로서의 책임을 방기하고 '복귀는 개인 선택'이라며 방관하는 사이 복귀자들이 스스로 모든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이어 "의협은 현장 전공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대표성 재정비에 나서야 한다"며 "소수 강경론에 끌려가지 말고 현장의 교육권을 지키는 게 진정한 대표단체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도 의협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지금의 교육·수련 붕괴 위기는 의협의 무능과 무책임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황 회장은 "이미 건강보험, 의대 정원, 간호법, PA 논란까지 중첩되는 가운데 의료계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복귀 전공의와 의대생을 중심으로 실질적 수련 보완책을 즉시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황 회장은 이를 위해 수련시간 확대(주 100~120시간)와 지역 네트워크를 통한 임상경험 확대를 제안했다. 묵묵부답인 의협의 입장과 달리 막판 대책을 내놓은 셈인데 6월 말까지 해결되지 못하면 3개 학번이 한번에 교육 받는 '트리플링' 문제를 대응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의협·대전협은 '고집' … 협상 지연 자초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협상 지연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김택우 의협 회장은 최근 의료정책연구원 정책포럼에서 "의학 교육 파행이 1년 반 이상 이어지고 있다"면서 "새 정부와 대화의 장을 조속히 마련해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복지부 장관 인선 등 추후 내각 상황을 보면서 대처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아직까지 구체적 출구전략이 없다는 한계가 지적된다.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내부 공지를 통해 "새 정부와 전향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겠다"면서도 "지금은 수련 재개를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고 밝혔다.그 역시 정부 인선이 완료되지 않은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박 위원장은 "서두른 복귀 특례는 내부 갈등과 여론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지금은 내부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이러한 입장 고수에 대해 의료계 안팎에서 "지금은 복귀 전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복귀자의 의견을 반영한 실질적 수련환경 개편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