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중복상장 제동에 상장 추진 난항30% 지분 되사오기 검토 … ICS와 협상 리밸런싱 특명 장용호 총괄사장 미션 난이도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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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엔무브의 상장(IPO) 추진이 난항을 겪자, 대안으로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지분의 재매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 예정된 SK이노베이션 이사회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부터 SK엔무브 상장을 준비해왔으나, 최근 '중복상장' 관련 정부 기조 변화로 상장 성사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현실적 선택지로 지분 재매입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IMM크레딧앤솔루션(ICS)에 SK엔무브 지분 40%를 약 1조2000억 원에 매각하며, 2026년까지 상장 완료를 전제로 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2024년 콜옵션을 행사해 ICS의 보유 지분 중 10%(약 1427억 원)에 되사왔다. 올 초 상장에 나섰지만 난항을 겪으면서, 현재 남은 30% 지분에 대해서도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만약 내년까지 SK엔무브가 상장에 실패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IMM크레딧솔루션에 1조6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계약 당시 SK엔무브가 5년 이내에 상장하고 내부수익률(IRR) 5.7%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SK엔무브의 상장 난항 배경에는 정부의 강경한 투자자 보호 중심의 자본시장 정책 기조가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중복상장으로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손보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서도 "지금은 우량주 장기 투자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물적 분할이나, 인수합병으로 내가 가진 주식이 분명히 알맹이 통통한 으우량주였는데 갑자기 껍데기가 된다"고 지적했다.한국거래소 또한 SK엔무브가 예비심사 전 사전 협의를 진행하던 지난 4월 중복상장 구조에 따른 모회사 주주 보호 방안을 요구했다. 사실상 SK엔무브 상장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장용호 총괄사장 체제로 새 출발한 SK이노베이션은 주력 사업 부진 돌파와 자금 마련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떠안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83.4% 급감한 3155억 원에 그친 데다, 올 1분기에는 446억 원 적자까지 기록했다.당장 시급한 과제는 SK엔무브 지분 30%에 대한 가치 평가 협상이다. 재무 부담을 줄이려는 SK이노베이션과 투자 수익률을 높이려는 ICS 간 셈법 차이가 커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엔무브 관련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