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이후 2년 만에 도입 … 신한·KB도 애플페이 합류티머니 연동에 교통카드 지원 임박 … 실사용 확대 '기대감'높은 수수료에 '비용 부담' 여전 … 중소형사 도입은 '신중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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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에 나서고, 티머니 연동으로 교통카드 기능까지 지원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확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수익성 악화로 허리띠를 졸라맨 중소형 카드사들은 높은 수수료와 초기 비용 부담을 이유로 도입을 유보하는 분위기다.

    ◇신한·KB국민카드 애플페이 도입 … 티머니 '교통카드' 연동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애플페이 약관 심사를 승인받았다. 국민카드도 금감원 약관 심사 신청을 마쳤다.

    지난 2023년 현대카드 단독 도입 이후 약 2년 만에 다른 주요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시장에 뛰어드는 셈이다. 두 카드사가 서비스를 연동하게 되면, 업계 상위 3대 카드사가 모두 애플페이를 지원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티머니는 지난 16일 자사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이폰과 애플워치에서도 자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애플페이 연동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도입 시기나 연동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페이 확산을 가로막던 교통카드 문제가 해소될 경우 카드사들의 도입 속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페이는 도입 이후 교통카드 기능이 없어 실사용에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티머니 연동이 현실화되면 교통카드 기능이 추가돼 이용자 편의성은 물론, 카드사 가입자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아이폰 이용률이 높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신규 고객 유입 효과도 주목된다.

    ◇중하위권 카드사 "주요사 도입 지켜본다" … 수익성보다 '서비스'에 초점

    주요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을 통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수익성보다는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신한카드는 최근 삼성카드와의 점유율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지난달 개인신용판매 점유율은 18.50%로 전월보다 0.01%포인트(p) 하락했고, 삼성카드는 17.88%에서 18.04%로 0.16%p 상승했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1년 전 1.31%p에서 절반 이하인 0.46%p로 축소됐다.

    이와 달리 롯데·우리·하나 등 중하위권 카드사들은 도입에 신중한 입장이다. 애플페이는 신규 고객 유치에 효과적일 수 있지만 높은 수수료와 단말기 인프라 구축 등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카드사에 건당 약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23일 열린 '2025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수수료율 0.15%를 적용했을 때 애플페이 수수료 부담액은 최대 341억원에 달할 것이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약 300여만 가맹점에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를 설치하는 비용은 약 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경기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업 카드사 8곳의 평균 실질 연체율은 1.93%로 전년 동기 대비 0.08%p 상승했으며, 당기순이익은 60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02억원(16.6%) 줄었다.

    이에 중소형 카드사들은 KB국민·신한·현대의 수익성을 예의주시한 이후 애플페이 도입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는 수익성 측면에서는 카드사에 불리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소형 카드사들은 주요사의 도입 후 시장 반응을 살핀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