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펄스·SK스페셜티 정리 … SK실트론 매각 추진SK에코플랜트, 종합 반도체 서비스 기업으로 재탄생매각 대금 AI 투자 '올인' … SK하이닉스 주축으로
  • ▲ SK 서린사옥 전경ⓒ뉴데일리DB
    ▲ SK 서린사옥 전경ⓒ뉴데일리DB
    SK그룹이 추진 중인 반도체 계열사 리밸런싱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올해 초 SK스페셜티를 매각한데 이어 SK실트론 매각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SK는 핵심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 이외의 포트폴리오를 정리해 현금을 마련, 신규 투자에 집중할 방침이다.

    24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리밸런싱 효과로 주요 계열사의 전반적인 신용도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SK가 사업 간 시너지 극대화 및 미래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사업부문 단순화 및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고 있고 이에 따른 효과가 가시화 되고 있단 분석이다.

    SK는 그룹 리밸런싱 과정에서 수많은 반도체 원재료, 소부장 계열사를 정리했다. 지난해 반도체 소재 사업인 SK엔펄스 파인세라믹스 사업을 정리한 뒤 SK엔펄스 CMP 패드 사업부를 연달아 매각했다. 이후 반도체 특수가수 기업인 SK스페셜티를 정리하고, 현재 SK실트론 매각도 추진 중이다.

    특히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몸값으론 5조원 안팎이 거론되며 시장의 집중을 받고 있다. SK는 이번주 중으로 숏리스트를 선정한 뒤 이르면 3분기 중으로 매각을 마무리 할 방침이다.

    SK는 반도체 계열사 정리로만 수조원의 현금을 손에 쥔 상태다. SK엔펄스 두 사업부 매각으로 6646억원, SK스페셜티 매각 대금으로는 2조6000억원이 환입됐다. SK실트론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9조원에 이르는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 대신 SK는 핵심 계열사를 공격적으로 육성하는 방향을 택했다. SK는 AI(인공지능)를 '제4의 퀀텀점프'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서비스 개발까지 아우를 수 있는 경쟁력을 육성한다는 방침으로 이 중 세계적인 수준의 AI 반도체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SK는 향후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SK에코플랜트를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키우고, SKC를 통해 유리 기판 사업에 뛰어 들어 차세대 반도체 사업을 리딩하겠단 계획이다.

    핵심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로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최근 공장 증설, 후공정 팹 신설 등 연이어 CAPEX(시설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올해 CAPEX 규모가 전년 대비 67% 증가한 27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반도체 소재 사업은 SK에코플랜트가 맡게 될 예정이다. 앞서 SK는 SK머티리얼즈 산하에 있던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를 SK에코플랜트 산하로 편입하기로 했다.

    SK는 반도체 포토, 식각, 증착 공정에서 활용되는 소재 제조 기업을 한 데 모아 SK에코플랜트를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재탄생 시킬 예정이다. 산업용 가스, 소재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한편, 의사 결정을 효율화 해 수직계열화를 만들겠단 구상이다.

    이 외에도 SK는 SKC를 통해 차세대 유리 기판 사업을 키우고 있다. 2차전지 동박 사업이 전기차 캐즘, 경쟁 심화로 부진해지자 반도체로 눈을 돌린 것이다. SKC는 현재 '꿈의 기판'으로 불리는 유리 기판을 올해 연말 양산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미국 자회사인 앱솔릭스를 통해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세계 최초의 유리 기판 양산 공장을 만들고 현재 시운전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를 위해 최근엔 자사주 교환사채(EB)로 3100억원을 마련하며 투자금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SK그룹이 각종 신규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재무 부담이 확대됐지만 최근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며 이 리스크는 다소 완화된 상태"라며 "재무 부담이 덜해지면서 핵심 계열사에 대한 의사 결정이 원활해 질 것으로 보이며 매각 대금은 추후 AI 반도체 등 미래 경쟁력 확보에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