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무브, 8592억원 완전 자회사 편입 … IPO 추진 사실상 중단미국 통합법인 구축 마무리 … 프리즘 아메리카 지분 3조원대 현물출자장용호號 ‘속도전’… 취임 한 달 만에 사업 재편 신호탄
  • ▲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SK이노베이션
    ▲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새 수장 장용호 총괄사장이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발목을 잡아온 현안들을 해소하며 사업 재편(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제 6차 SK이노베이션 이사회를 열고, SK엔무브 지분 매입과 미국 내 통합법인 구축을 위한 지분 정리 작업 등의 주요 안건을 승인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7월 2일 재무적투자자(FI) 에코솔루션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SK엔무브 주식 전량인 1200만주를 8592억6000만원에 장외 취득할 예정이다. 주당 취득단가는 7만1605원이다. 에코솔루션홀딩스는 IMM크레딧솔루션(ICS)이 SK엔무브 지분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SK이노베이션은 교환사채권을 발행, 자사주 2.25%에 해당하는 보통주 340만 4104주를 처분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거래로 그간 IPO(기업공개)를 준비해오던 SK엔무브의 상장 추진을 사실상 중단하고, 자체 사업 효율성 강화에 무게를 실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최근 자본시장 분위기와 회사 제반 사정 등을 고려해 IPO 프로세스를 잠정 중단했다”며 “SK엔무브의 완전 자회사 편입은 SK이노베이션 전략 방향성과 SK엔무브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측면에서 최적으로 판단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간 지분 정리를 통해 미국 내 사업 지배구조 단순화에도 나섰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보유 중인 프리즘 아메리카(PRISM Americas, Inc.) 지분 100%를 또 다른 100%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 아메리카(SK Innovation America, Inc.)에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발행신주를 교부받는다고 공시했다. 현물출자 금액은 3조666억 원이다.

    프리즘 아메리카는 과거 SK E&S의 자회사였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이후 미국 통합법인 구축을 완료하는 것이다.

    이번 결정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 통합법인 구축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게 됐다. 법인 간 출자를 통해 지배구조를 정비하고, 향후 북미 사업의 전략적 일원화 및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경영 효율화 및 합병 후속 작업으로 미국 사업 관련해 합병 후 각기 운영하던 미국 법인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부진과 성장동력 부재 이중고에 빠진 SK이노베이션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달 긴급 투입된 장 총괄사장의 속도감 있는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이번 SK엔무브 편입과 미국 통합법인 정리는 과거 추진돼오던 과제를 조기에 정리하며 향후 사업 재편의 신호탄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장 총괄사장은 최근 계열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열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운영 개선, ‘원 팀’ 정신 등을 강조했다. 

    장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은 현재 사업 수익성 및 재무구조 악화, 기업 가치 하락 등 위기를 겪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라며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빠르게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장 총괄사장이 그룹 내 투자와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만큼 자산 유동화를 비롯해 부진한 SK온 등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