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주보다 똘똘한 한 돈이 낫다"코스피 급등에 불안한 개미들, 金 관심↑국내 금현물 ETF에 올해만 3000억원 몰려운용사 경쟁도 치열 … 투자자 선택지 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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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에 3100대를 돌파하면서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경계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증시 과열 우려 속에 투자자들이 자산시장 불확실성에 베팅하기보다는 안전자산으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운용사들도 금 관련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KRX 금시장에서 금 1g당 14만5585.94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보다 15.58%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금 현물 가격을 따르는 유일한 ETF(상장지수펀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도 크게 올랐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KRX금현물은 연초보다 12.10% 올랐다. 순자산은 지난해 말 6228억원에서 전날까지 1조2883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두드러졌다. ACE KRX금현물 ETF에는 전날까지 3016억원의 개인 순매수가 몰렸다. 연초 1086억원 수준이었던 개인 순매수 금액이 6개월여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금 관련 ETF에 몰리는 이유는 실물 금과의 가격 차이를 최소화하면서 거래를 할 수 있어 새로운 '금테크' 수단으로 입소문을 탄 탓이다. 또 각종 리스크의 영향을 받으며 등락을 거듭하는 국내 증시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시선을 옮겼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폭탄으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금테크'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무차별적인 리스크 환경에서 금보다 매력적인 자산을 찾기 어렵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로 실질 금리가 하락하면 매력도가 더 올라간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금현물 ETF는 구조상 설계가 까다로워 출시를 선호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금값 상승과 투자자 관심이 증폭되면서 적극 출시로 선회한 것이다.

    지난 3월 신한자산운용은 'SOL 골드커버드콜액티브'를 선보였다. 이달에는 국제 금 시세를 추종하는 'SOL 국제금'을 내놨다. 삼성자산운용도 이달 'KODEX 금액티브'를 출시했다. 국내 금현물 가격을 따를 경우 '김치 프리미엄' 문제에 취약했지만 이달 출시한 ETF들은 국제 금 시세를 기준으로 한 만큼 가격 왜곡 우려에서 자유롭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금 ETF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24일 'TIGER KRX금현물 ETF'를 상장하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상품은 국내 금현물 지수를 추종하는 등 구조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지만 미래에셋은 보수인하를 통해 차별성을 뒀다. 총보수를 연 0.15%로 설정해 연 0.5%인 한국투자신탁과의 확실한 보수 차이를 선보였다.

    김남기 미래에셋 ETF 운용부문 대표는 상장 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금시장 보유 비용이 글로벌보다 낮은데, 국내 ETF는 그보다 보수가 더 비싸다"며 "장기 횡보장을 버틸 수 있는 낮은 비용의 상품이 필요하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금 관련 ETF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지속적인 금 가격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탈(脫) 달러화 수요로 인해 금가격의 연 평균 20% 상승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