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금감원, 27일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간담회 개최"금융회사 마저 원리금보장형 선호 … 합리적 운용 필요"
  •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뉴데일리DB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뉴데일리DB
    정부가 퇴직연금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도 상당수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쏠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DB 수익률 제고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이 431조7000억원으로 400조원을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 속 DB형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DB형 퇴직연금이 전체의 절반 수준인 214조6000억원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수익률이 4.04%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기간 확정기여형(DC)(5.18%)과 IRP(5.86%) 대비 낮은 수준이다.

    DB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퇴직 시 확정된 급여를 지급받는 구조다. 수익률 변동이 근로자의 급여 수준에 직접적인 형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수익률이 낮을수록 기업의 적립 부담은 상대적으로 커진다.

    이에 정부는 "수익률 제고는 기업의 재무 부담 완화와 제도의 지속가능성 제고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라고 짚었다.

    DB형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의 원인으로는 퇴직연금 담당자들의 비전문성을 꼽았다. 금감원은 "DB 가입자인 각 회사의 퇴직연금 담당자들이 적립금 운용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비전문가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경영진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수익보다는 손실에 따른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보수적인 행태를 보여 적립금을 대부분 예금 등 원리금보장형상품에 맡겨 뒀다"며 "여기에 그동안 퇴직연금사업자가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점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사업자인 금융회사의 DB 운용 방식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평을 내놨다. 금융회사 역시 원리금보장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전체 사업자(총 42개사)의 88.1%에 해당하는 총 37개사가 자사 DB 적립금의 90% 이상을 원리금보장형상품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그 결과 수익률(4.37%)도 DB제도 전체 평균 수준(4.04%)에 불과하는 등 금융전문가로서 다소 아쉬운 수준"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우수 사례도 소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사 DB 적립금을 실적배당형상품으로 적극 운용했는데, 다양한 실적배당형상품에 적립금의 70% 정도를 분산투자한 결과, 최근 6년간 DB형 퇴직연금 평균 대비 2.5%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금융회사에게 "자체 DB 적립금을 합리적으로 운용하는 '솔선수범'의 자세를 견지해달라"며 "금융전문가에 걸맞는 자산배분 계획을 세워서 실적배당형상품에 적극 투자하고, 담당 임직원에게 장기성과에 연동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러한 자체노력을 바탕으로 퇴직연금사업자는 퇴직연금 수탁자로서 '선관주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고객(사용자)들에게 체계적인 자산운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등 '기업의 금융멘토'로서 기업들의 전략적인 DB운용을 독려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용노동부와 금감원은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DB형 퇴직연금 운용 관련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DB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 노력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