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대비 시금치 43%·적상추 25%·배추 19% 급등 에그플레이션 지속 … 삼겹살값, 전년·평년보다 높아 매장가 보다 비싼 이중가격제도 물가 불안 부추겨
  • ▲ 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 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또다시 찾아온 폭염과 장마가 신선식품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여름철 배추와 열무, 상추 등 채소류 값이 꿈틀대는 가운데 본격적인 장마와 휴가철이 겹치면 오름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배달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매장가보다 비싼 '이중가격제'를 적용하는 외식업체가 늘면서 소비자 물가 불안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시금치는 100g당 954원으로 전월(667원)보다 43.02%나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열무는 1kg당 2551원으로 1달 전(2114원) 대비 20.67%, 적상추는 100g당 996원으로 전월(793원)보다 25.59% 뛰었다. 

    배추 한 포기 가격은 3700원으로 전월(3084원)보다 19.97% 올랐다.

    다만 같은 기간 오이(-5.79%), 풋고추(-5.41), 양파(-1.62%) 등 일부 품목은 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전체적인 오름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향후 장마철과 휴가철 수요가 겹치며 신선식품 전반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년 만에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서며 에그플레이션도 이어지고 있다. 축산유통정보 다봄에 따르면 28일 기준 특란 30구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7186원이다. 2021년 7월 이후 4년 만에 7000원을 넘겼던 지난 22일(7012원) 보다도 2.48% 올랐다. 

    삼겹살 가격도 100g당 2696원으로 전년(2609원)과 평년(2617원) 대비로도 각각 3.33%, 3.01% 상승했다. 삼겹살의 경우 여름 휴가철 특수로 수요가 몰려 향후 더 큰 폭의 인상이 뒤따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이중가격제도 물가 불안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맘스터치는 지난 2월 이후 다수 매장에서 배달 메뉴 가격을 평균 15% 올렸다. 맘스터치 대표 매뉴인 싸이버거의 경우 매장가는 7300원이나 배달앱에서는 8500원이다. 

    배달 비중이 70~80%에 달하는 치킨 업계도 배달앱 메뉴 가격 인상에 속속 나서고 있다. 

    치킨업계 매출 1위인 BHC는 이달 들어 절반이 넘는 가맹점이 배달앱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경우 3분의 2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고 인상폭은 2000원 수준이 대부분으로 3000원 올린 곳도 있다. 자담치킨도 지난 4월 치킨 프랜차이즈 중 최초로 본사 차원에서 배달 메뉴 가격을 2000원씩 일괄 인상했고 굽네치킨도 서울, 경기 등 일부 가맹점에서 배달 메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햄버거의 경우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KFC, 파파이스 대부분의 브랜드가 배달 메뉴 가격을 더 비싸게 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외식업체가 배달앱을 통해 주문받을 경우 중개 수수료와 결제 수수료, 배달료 등 지출 금액은 음식값의 30%에 달한다. 2만원 기준으로 6116원에 해당한다. 여기에 별도 광고비까지 더해져 업주들의 부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중가격제 확산이 사실상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6% 상승하는 동안 외식물가는 25% 뛰어 오름폭이 훨씬 컸다. 39개 외식품목 중 특히 김밥과 햄버거, 떡볶이, 짜장면 등 주요 외식 메뉴가 30% 이상 급등했고 치킨 가격도 28% 상승해 서민 부담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