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팀목 한도 최대 6000만원 감액…보증한도 90%→80%무주택 신혼·청년 등 돈맥경화…전세매물도 감소 전망월세화→주거비 부담 가중…아파트 착공·입주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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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한 공인중개소 밀집상가. ⓒ뉴데일리DB
정부의 전방위 대출규제 불똥이 임대차시장으로 튀고 있다. 전세대출 한도 축소에 주택담보대출 실거주의무 조건까지 강화되면서 전세매물 감소와 그에 따른 전세값 상승 악순환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미 전세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매물이 줄어들 경우 월세값까지 요동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유일한 해법인 주택공급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어 하반기 '전세난'과 '월세난'이 연쇄적으로 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가계대출관리 강화 방안은 무주택 서민이 주수요층인 전·월세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당장 하반기부터 신혼부부나 청년층 이용률이 높은 버팀목대출 한도가 최대 6000만원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세대출 보증한도가 기존 90%에서 80%로 강화되면서 대출심사 기준도 한층 더 깐깐해졌다.문제는 서울 전세값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전세값은 지난 2월 첫째주 이후 20주연속 상승세를 기록중이다.이같은 전세값 상승세는 매물 감소와 맞물려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6개월내 전입이 의무화됐으며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전면 금지됐다.게다가 전세대출 요건까지 까다로워지면서 집주인들이 기존 전세를 월세로 돌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돼 전세매물 감소와 전세값 상승이 불가피해진다.즉 전세값은 계속 오르는데 실수요자들의 가용자금은 대출규제에 묶여 되려 줄어든 셈이다. 현재 전세집에 거주중인 세입자나, 이사를 고려중인 신혼부부·청년들은 자금·이사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정책대출까지 옥죈 이번 조치를 두고 시장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하반기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알아보고 있던 윤모 씨는 "서울 외곽에 4억원짜리 아파트 전세를 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대출한도가 줄어 부모님에게 손을 빌리거나, 아예 서울 밖에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집값이 오른 건 강남인데 왜 일반 서민들이 이용하는 디딤돌, 버팀목 대출까지 제한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그러면서 "결국 돈 많은 부모가 없는 청년이나 신혼부부들은 알아서 서울 밖으로 나가 살라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전세를 포기하고 월세를 사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대출규제로 전세수요가 월세로 대거 이동해 월세값도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서다.이미 월세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5월 '전국 월세통합가격지수'는 전월대비 0.05% 오르며 2023년 8월이후 2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대출규제로 실수요자들의 자금줄이 막힌 상황에 공급난까지 더해져 임대차시장 불안정성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국토교통부 주택통계를 보면 1~5월 수도권 아파트 착공물량은 4만5215가구로 전년동기 6만3350가구대비 28.6% 줄었다. 서울도 1만2131가구에서 1만787가구로 11.1% 감소했다.당장 올해 하반기 입주물량도 1만4043가구로 상반기대비 20% 줄어들 예정이다.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실거주의무 강화로 시장내 전·월세 유통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며 "가뜩이나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고 있는 상황에 빌라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수요가 아파트로 이동하고 있어 전세시장내 수급불균형 심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실수요 목적 대출까지 시간여유 없이 일제히 한도가 줄어든 만큼 그에 대한 비판여론이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이번 전세대출 보증비율 강화조치에 더해 기준금리 인하까지 맞물리면 전세매물 부족과 전세값 상승, 월세화가 동시에 야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월세와 전세가격은 한번 오르면 다시 내려가기 어렵다"며 "공공과 민간 임대주택을 확충해 공급기반을 강화하고 가격 급등을 억제해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