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관에선 '빈 네모'의 반복을 통해 '만트라' 개념 시각화하는 류지수 개인전 … 오는 13일까지
  • ▲ 전성호 개인전 포스터.ⓒ세종대
    ▲ 전성호 개인전 포스터.ⓒ세종대
    세종대학교 세종뮤지엄갤러리가 2일부터 오는 15일까지 갤러리 제1관에서 '비'를 소재로 내면의 감각과 시간을 표현하는 전성호 작가의 개인전을 연다고 밝혔다.

    전 작가는 감정과 시간, 기억과 울림이라는 주제를 회화적 언어로 풀어내는 중견작가다. 14회의 개인전과 50여 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서울시립미술관, 외교통상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빗방울이 지표면에 부딪히면서 나타나는 형상과 소리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작가의 작업에는 수행과도 같은 반복된 행위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붓질 하나하나가 쌓이며 만들어낸 화면은 시간이 응축된 풍경으로 재탄생한다. 물감의 얼룩과 겹침, 번짐 등 회화적 물성을 통해 작가는 감정의 잔향과 내면의 소리를 환기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비의 형상과 울림이 담긴 연작 '내면 소리의 울림(Rain-echo of inner sound)', '울림-빛(Echo-Light)' 등 총 40점을 선보인다. 감각의 리듬과 색의 진동을 표현한 작품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감지하게 하는 회화의 힘을 탐구할 수 있다.

    세종뮤지엄갤러리 관계자는 "장마가 시작된 계절에 화면 위에 맺힌 빗방울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깊은 감정의 울림이 된다"며 "반복되는 빗방울, 화면에 녹아든 시간과 침묵이 담긴 작가의 작품을 통해 개인의 감정과 기억을 되돌아보고 감각의 공명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 류지수 개인전 포스터.ⓒ세종대
    ▲ 류지수 개인전 포스터.ⓒ세종대
    갤러리 제2관에선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비움의 이미지로 '만트라(Mantra, 명상 때 외우는 주문)'의 개념을 시각화하는 류지수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류 작가의 초기 작업은 인물의 표정과 시선을 통해 정체성, 기억, 감정의 층위를 탐구하는 데 집중했다. 인물 내면의 사유와 개인 삶의 흔적을 반영하는 작품으로 주목받아 왔다.

    최근엔 구체적인 형상 대신 '빈 네모'라는 단순한 도형을 반복적으로 그려내는 만트라 시리즈에 몰두한다. 이는 무엇인가를 새롭게 창조하기보다 지우고 비워내는 수행의 행위로, 깊은 집중과 내면의 정화를 유도하는 시각적 명상의 형태로 기능한다.

    류 작가는 "비움은 나의 만트라"라며 "더는 무엇을 그리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지워내고 비워내는가가 작업의 중심이 됐다. 빈 네모를 반복해서 그리는 행위는 생각을 비우고 무형에 이르기 위한 집중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선 인물 중심의 사실주의적 초기작부터 최근 작업인 '푸른 상자(A blue Box)' 연작에 이르기까지 40여 점을 전시한다. 단순하면서도 밀도 있는 화면을 통해 고요함 속으로 스며드는 몰입의 경험을 선사한다.

    세종뮤지엄갤러리 관계자는 "만트라처럼 반복되는 빈 네모는 리듬과 진동을 품은 시각 언어로, 수행과 치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정신성과 물질성, 형상과 무형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의 작품을 통해 내면의 감각과 의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 세종대학교 전경. 우측 상단은 엄종화 세종대 총장.ⓒ세종대
    ▲ 세종대학교 전경. 우측 상단은 엄종화 세종대 총장.ⓒ세종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