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폴란드와 2차 K2 수출계약 체결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대형 방산계약글로벌 불확실성, 정부 방산 지원 등 호재방산 주요업체, 글로벌 수주에 적극 나서
  • ▲ 현대로템이 최근 폴란드와 역대 최대 규모의 2차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로템
    ▲ 현대로템이 최근 폴란드와 역대 최대 규모의 2차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65억 달러(약 8조8000억원) 규모의 K2 전차 수출을 성사시키면서 단일 계약으로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새로 썼다. K-방산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인정받은 가운데 올해도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이달 2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K2 전차 2차 계약 협상을 완료했다. 

    현대로템과 폴란드 국방부는 구체적인 계약 규모에 대해 추후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2022년 체결했던 1차 계약규모인 4조5000억원보다 두 배가량 많은 8조8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뤄진 첫 방산 분야 대형 수출 계약이며, 한국의 개별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현대로템과 폴란드 국방부는 조만간 양국의 정부 고위급이 참석한 계약 체결식을 개최할 예정이며, 일정과 방식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현대로템이 ‘잭팟’을 터뜨린 동시에 K-방산의 경쟁력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로템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국내 방산업체는 가격 대비 높은 성능, 빠른 조달 시간 등의 특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K-방산은 높은 경쟁력 외에 글로벌 정세의 불확실성 고조에 따른 주요 국가들의 국방비 증액, 이재명 정부의 지원 등으로 당분간 전성시대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란 등 중동 정세도 불투명하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32개국은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까지 증액하기로 했다. 
  • ▲ 올해 부산에서 개최된 MADEX 모습. ⓒ뉴시스
    ▲ 올해 부산에서 개최된 MADEX 모습. ⓒ뉴시스
    게다가 이재명 정부가 방산 분야를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낙점하고 방산 4대 강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거론된다. 특히 방산을 기존 안보 관점에서 산업 관점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선거 당시 후보 시절에 방산 수출 컨트롤타워 신설, 대통령 주관 방산 수출 진흥전략회의 정례화 등을 공약한 바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0~2024년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한국은 2.2%의 점유율로 10위에 올랐다. 미국이 43.0%로 독보적인 1위이며, 프랑스(9.6%), 러시아(7.8%)가 그 뒤를 이었다. 

    이후 4위 중국(5.9%)부터 9위 스페인(3.0%)까지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아 현재 K-방산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방산 4대 강국 목표가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주요 방산 업체들도 글로벌 수주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베트남에 K9 자주포 수출 계약이 유력하다. K9 자주포 외에도 공대지 미사일인 천검의 중동 지역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글로벌 방산 무대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초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에 세 차례에 걸쳐 정정 신고서를 낸 끝에 유증 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확정됐다. 

    KAI는 최근 필리핀에 경공격기 FA-50 12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집트와도 협상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투기 KF-21 양산에 돌입해 내년부터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해외 수출을 타진한다는 방침이다. 

    LIG넥스원도 유도로켓 비궁의 미국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 한화시스템과 협업해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L-SAM 체계 개발을 마쳤으며, 중동 중심으로 수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업체들 모두 반짝 호황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긴 호흡으로 유럽, 동남아, 중동 지역 위주로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