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회복 조짐에 반등 모색타깃은 中 LFP… 가격 같아도 고성능저가형 LFP 개발… 신규수주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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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홀랜드공장.ⓒ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국면에서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K-배터리사들이 중국이 주도권을 잡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에서 반등을 모색하며 차세대 중저가형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각 사가 내세운 전략적 배터리가 달라 향후 배터리사들의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저가형 LFP 배터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에너지밀도와 가격 경쟁력, 안전성을 갖춘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아주 길지 않아도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은 배터리를 선호하는 수요가 늘고 있어, 국내 업체들도 이에 맞춰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로 LMR(리튬망간리치)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LMR 배터리는 LFP처럼 가격과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에너지밀도를 더 높인 점이 특징이다. 니켈과 코발트 비중을 각각 30~40%, 2% 이내로 낮추고, 망간 비율을 60~70%까지 높였다.배터리에 함유 니켈, 코발트, 망간 성분은 역할이 각각 다르다. 니켈은 에너지밀도를 높여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리는 핵심 성분이고, 코발트는 배터리의 안정성과 수명에 기여해 과충전, 고온 등에서의 열폭주(발화)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다만 희소금속으로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망간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면서 배터리 안정성을 향상시켜 준다.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LMR 기술은 LFP와 유사한 낮은 비용으로 33% 더 높은 에너지를 제공하는 배터리”라며 “차세대 전기차용 셀 화학 기술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우선 2028년 LMR 배터리 본격 양산에 돌입해 GM 전기차에 탑재할 계획이다.반면 삼성SDI와 SK온은 LMR 배터리를 개발 대신 니켈 함량이 50~70%인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미드니켈 배터리는 고에너지밀도의 하이니켈 배터리와 가격·열안정성을 갖춘 LFP 배터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 제품으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현 시장 트렌드와 부합한다는 게 SK온의 설명이다.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SK온은 지난 3월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25’에 참가해 미드니켈 배터리 제품과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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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배터리 3사 모두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프리미엄 배터리 개발에 집중해 온 배터리사들이 뒤늦게 LFP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BYD와 CATL 등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저가형 LFP를 대규모로 공급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표준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테슬라도 전기차 업체임에도 북미에 첫 LFP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배터리3사 중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빨리 LFP 배터리 양산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르노와 업계 최초로 39GWh 규모의 LFP 배터리 대량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생산공장에서 전기차용 LFP 생산라인을 가동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에너지 저장장치용 LFP 배터리 양산은 이달부터 미국 홀랜드 공장에서 시작했다.삼성SDI는 LFP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잡았다. GM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곳에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LFP 배터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사들이 당장 LFP와 직접 경쟁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중국 배터리 공세에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합산 점유율은 4.5%포인트(p) 하락한 17.4%로 집계됐다.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기차 수요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독일 상용차 브랜드 만트럭버스그룹은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다. 신규 수주도 50% 증가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토마스 헤머리히 만트럭버스그룹 세일즈 인터내셔널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미디어간담회에서 “지난해 유럽 시장은 캐즘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1분기부터 회복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만트럭버스그룹은 디젤 엔진 생산 뉘른베르크 공장을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 라인으로 전환했다.GM 역시 올해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0% 이상 급증했다. 국내에서도 증가 추세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전기차를 전년 동기간 대비 60.4% 급등한 2만7010대를 팔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