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생보사 공급 주담대 중 '최대' … 규제 영향권'증권 중심 포트폴리오' 미래에셋, 자금 증시 유입 땐 반사이익 기대DB·교보 등 가계대출 규모 따라 희비 엇갈려
  • 정부의 전방위적인 부동산 대출 규제로 금융지주들의 수익성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금융복합기업집단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3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주요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가계대출은 올해 1분기 기준 29조8852억원이다. 삼성생명이 25조5221억원, 삼성화재가 4조3631억원이다.

    가계대출엔 주택담보대출이 포함된다. 주담대는 3~5%대 금리로 장기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 보험사 입장에선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활용돼왔다.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부동산 대출 규제가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대대적인 추가 규제를 예고한 점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실적에 기여하던 주담대 수익 축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소득이나 집값과 무관하게 주담대를 최대 6억원으로 동일하게 제한하는 초강수를 뒀다. 갭투자 등 '빚내서 집사는' 부동산 투기를 막고, 돈의 흐름을 증권으로 돌리려는 행보다.

    특히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빚을 레버리지로 삼아 주택을 구입하는 행태로 주택시장의 과열과 침체가 반복되어 왔으나, 이제는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시점"이라고 밝히면서 보험사들의 주담대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의 경우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삼성화재는 주담대 및 신용대출 신규 접수를 오는 7일까지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다음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론 한화가 꼽힌다. 

    삼성생명과 함께 생명보험 '빅3'로 꼽히는 한화그룹의 주요 금융계열사 한화생명과 한화손보의 가계대출 올해 1분기 기준 9조7056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한다. 한화생명이 8조256억원, 한화손보가 1조6799억원이다. 

    7대 금융복합기업집단 중 하나인 DB는 더욱 가계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DB는 지난 2021년 가계대출 목표치 초과로 금감원으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DB의 주요 금융계열사 DB손보와 DB생명의 가계대출은 4조1920억원 수준이다. DB손보가 3조2268억원, DB생명이 9651억원이다.

    생명보험 '빅3'에 해당하는 교보생명의 경우 가계대출이 비교적 규모가 작은 6조9627억원 수준이어서 삼성과 한화에 비해 충격이 덜할 전망이다.

    한편 7대 금융복합기업집단에 속해있는 미래에셋은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미래에셋생명의 가계대출은 1조5068억원 수준이다. 미래에셋은 주력 계열사가 미래에셋증권인데, 이 대통령의 코스피 부양 정책에 힘입어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경우 막대한 거래 수수료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보장하는 가계대출이 축소될 경우 보험사들은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확대할 수 있지만, K-ICS(지급여력) 비율에 부담일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한화생명의 K-ICS 비율은 1분기 기준 154.1% 수준으로, 규제당국의 이전 권고치인 150%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재 K-ICS 권고치는 13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