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 전일 주가 11% 폭등2대주주 "코스피 이전" 요청 … 이전 시 이미지 제고·수급 호재 기대네이버·셀트리온 이전 직후 주가 급등 … 포스코DX·엘앤에프는 급락이전 상장 자체로는 단기 효과 … 기업 펀더멘탈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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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이자 바이오 대장주 알테오젠 주가가 모처럼 불기둥을 뿜었습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알테오젠 주가는 주주들로서는 답답한 흐름을 보였는데요.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의 대규모 계약 체결 등 호재가 만발한 가운데 지난 3월 44만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12일 41만원 회복한 것을 제외하면 계속 30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그랬던 알테오젠 주가는 지난 7일 하루 만에 11% 넘게 폭등, 42만원 언저리까지 상승세를 지속하며 당일 최고가로 마감했습니다. 다만 전날의 급등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알테오젠은 이날 오전 10시 1.56% 하락 중입니다.

    전날 알테오젠의 상승세를 이끈 건 '코스피 이전 상장' 재료입니다. 

    2대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는 대규모 주식 매입과 코스피 이전을 회사에 요청했는데요. 형 대표는 지난 7일 개인 블로그를 통해 본인과 배우자가 지난달 총 12만주, 약 390억원 규모의 주식 추가 매입을 밝히면서 이를 언급했습니다. 

    형 대표는 "알테오젠이 과거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한 이후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에게 코스피 이전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8월 양극재 회사 에코프로비엠을 밀어내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한 바 있습니다. 초반에는 선두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했습니다만 지난 7일 기준 알테오젠의 몸집은 22조2949억원까지 성장하면서 2위인 에코프로비엠(9조8095억원)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입니다.

    코스닥 시장에서의 대장 노릇을 뒤로 하고 왜 코스피로 이전 상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걸까요?

    코스피 상장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데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수급 확대에 따른 주가 상승, 유상증자 등 자금 조달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코스피로의 이전 상장은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감이 커질 수 있어 호재로 읽힙니다. 코스피에 상장해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에 편입되면 코스닥보다 추종하는 펀드가 많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큰 물인 코스피에서 더 많은 투자자의 수급을 받아 주가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 형 대표는 "코스피 이전은 기업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패시브 자금 유입과 주가 방어력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며 "2025~2026년부터는 수천억 원대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만큼 코스닥에서 기업가치가 과소평가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이점 때문에 과거부터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기업도 상당수인데요. 지난해 포스코DX와 엘앤에프, 파라다이스가, 지난 2023년에는 SK오션플랜트, 비에이치, NICE평가정보가 이전 상장을 완료했습니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2017년 카카오, 2018년 셀트리온이 대형주로 성장하며 코스피로 이전한 사례도 익숙하게 거론됩니다. 

    그럼 이전 상장이 실제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걸까요? 그럴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지난 2008년 11월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네이버는 이전 상장 직전 11만대이던 주가가 1년 만에 18만대로 치솟았는데요. 지난 2018년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셀트리온 주가는 26만원대로 시작해 2020년 38만원대까지 올랐습니다. 

    반면 지난해 1월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포스코DX는 이전 상장일 직전 7만대에서 1년 만에 2만원대로, 엘앤에프는 이전상장 직전 15만대에서 1년 새 9만원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지난해 6월 이전 상장한 파라다이스는 이전 상장일부터 주가가 약세를 보이다가 1만4000원대에서 8개월 만에 주가가 30% 넘게 빠졌습니다. 

    이들 종목은 이전 상장일 직전까지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가가 올랐다가 상장 이후엔 도리어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이전 상장을 단기 호재로 보고 들어온 투자금이 이전 상장 후 한꺼번에 빠지며 주가가 하락한 것이죠.

    그럼에도 코스닥 상장사들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코스닥 시장에선 코스메카코리아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HLB 등이 코스피 이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요한 것은 이전 상장 그 자체보다는 기업 펀더멘탈이라고 조언합니다. 

    에코프로비엠이 지난해 6월 에코프로글로벌과의 합병을 완료한 뒤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했다가 상장 계획을 자진 철회한 이유도 실적 부진 탓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상장 심사를 엄격히 적용하는 만큼 에코프로비엠의 실적 정상화는 코스피 이전 상장의 필수 조건이죠.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코스피 이전 효과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이전 상장이 기업의 본질까지 바꾸진 않는다"면서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숫자로 증명되는 실적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단기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