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양식장 피해액만 1430억으로 역대 최대올 여름 바다, 더 빠르게 수온 상승하며 초비상고수온 여파에 '피시플레이션' 밥상물가 위협
  • ▲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 오징어가 진열된 모습. ⓒ연합뉴스
    ▲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 오징어가 진열된 모습. ⓒ연합뉴스
    마른 장마에 이은 역대급 폭염으로 고수온 발생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지난해 양식장 피해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데다 올해 더 일찍 바다가 뜨거워 진 만큼 양식어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3일 서·남해 제주 연안의 23개 해역에 고수온 예비특보를 발표했다. 1년 전보다 일주일 빨라진 조치다. 이에 해양수산부도 같은 날 고수온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장마전선이 북상해 빠르게 종료된데다 뒤이은 폭염으로 빠른 수온 상승이 예측된데 따른 조치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2.9도로 1973년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지난 6일 전국 폭염 특보가 발효됐고, 올여름 바다 고수온 경향도 빠르고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여름 우리나라 연안 수온은 평년(25도)보다 1도 내외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7월 말 경 고수온 특보가 발표되고 적조는 7월 말 이후 주의보가 내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는 전국적으로 총 71일간 고수온 특보가 지속됐다.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장기간이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 연안의 연평균 표층수온은 18.74도로 1968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양식업 피해액도 1430억원으로 피해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 438억원의 3.3배에 달한다. 

    이에 지난해 대량의 치어가 폐사하면서 양식 어종 가격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는 지난달 관측보에서 7월 광어 도매가격은 1만8700원, 우럭은 kg당 1만7500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1년 전보다 각각 13.2%, 32.1% 높다. 

    고수온 현상의 지속으로 지난해 수산물 어획량도 감소 추이를 보였다. 대중성 어종의 생육이 부진해지거나 기존과 다른 곳에 어군이 형성되면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총 84만1000톤으로 전년 대비 11.6% 급감했다. 오징어(-42.1%), 갈치(-26.6%), 꽃게 (-23.3%), 멸치(-18.8%), 삼치류(-16.8%), 붉은 대게(-9.9%), 가자미류 (-6.2%) 등의 생산량이 1년 전보다 생산량이 감소했다. 

    이에 대중성 어종의 가격이 올해 들어 급등세다. 고등어, 오징어, 조기 등 국민 수산물의 상품성은 떨어진 반면 가격은 크게 오르며 피시플레이션(수산물+인플레이션) 우려가 부상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고등어(국산 염장) 한 손의 소매가격은 7일 6674원으로 평년(3962원)과 전년(5001원) 대비 각각 68.45%, 33.45% 급등했다. 

    물오징어(원양 냉동) 가격은 한마리당 4862원으로 평년(3910원), 전년(3869원) 보다 각각 24.35%, 25.67% 비싸다. 참조기(냉동) 한마리는 2118원으로 평년(1551원) 보다 36.56% 비싸고 1년 전(1668원) 대비 26.98% 높다. 

    해수부는 지난 5월 '2025 고수온·적조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예방과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전국 200개소 수온 관측망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지자체와 어업인에 제공하고 고수온 대응장비 사전 보급 등을 완료했다.  

    또 고수온 위기경보 주의단계 발령에 따라 비상대책반 운영에 들어갔다. 이번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도 여름철 고수온 대응을 위한 2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고등어의 경우 비축 물량을 추가로 방출하려 하고 있고 이달부터 0%의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노르웨이산 고등어 1만톤 등 공급량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고수온 피해 우려가 있는 품목의 경우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