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25년 7월 경제동향' 보고서 발표건설업 부진·美관세 인상 등 하방압력 지속소비심리 회복세 … "내수 개선 가능성 커져"
  • ▲ 폐업한 가게 모습 ⓒ연합뉴스
    ▲ 폐업한 가게 모습 ⓒ연합뉴스
    우리 경제가 여전히 경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건설업의 극심한 부진과 함께 미국 관세 인상이 제조업과 수출에 부담을 주며 경기 전반의 하방압력이 지속되고 있단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2025년 7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건설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외 여건도 악화됐다"며 "경기가 전월과 비슷한 정도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조업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생산 증가세가 약화됐다"며 "소비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며 내수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상호관세 유예 종료가 다가오며 통상 관련 불확실성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KDI는 5월 보고서에서 2023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 둔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본격적인 경제 침체를 시사했다. 이후 6월 보고서에서도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유사한 표현을 사용했다.

    KDI가 이번 보고서에서도 "전월과 비슷한 정도의 낮은 수준"이라고 서술한 것은 우리 경기의 부정적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5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8%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 증가 폭이 크게 줄고 건설업 부진이 심화하면서 전월 0.5%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된 것이다. 특히 건설업 생산은 마이너스(-)20.8%를 기록하며 전월(-21.1%)과 유사한 수준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수출 역시 미국 관세 인상 영향으로 낮은 증가세를 보였으며 통상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6월 수출은 전월(-1.3%)에서 4.3% 증가로 전환됐지만, 이는 선박 수출(67.4%)의 일시적 급증 영향이 컸다는게 KDI의 시각이다.

    아울러 대미(對美) 수출은 자동차(-16.1%) 관세 부담이 계속되면서 1.9% 증가에 그쳤고 대중(對中) 수출도 반도체 부진(-6.2%) 영향으로 -0.4% 감소했다.

    내수도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가구(-10.8%), 화장품(-8.5%), 가전제품(-6.1%)이 부진했고, 서비스소비도 숙박·음식점업(-1.0%), 교육서비스업(-0.9%) 등이 감소세를 이어갔다.

    취업시장 분위기도 좋지만은 않았다. 5월 취업자 수는 기저효과에 따라 전년 동기간(19만4000명)보다 5만1000명 오른 24만5000명으로 기록됐지만,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는 4만4000명 감소했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는 큰 폭으로 회복됐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8.7로 전월(101.8)보다 크게 올랐다. 고금리 기조가 완화와 함께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편성되면서 향후 소비 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6월 소비자물가는 전월(1.9%)보다 0.3%포인트 오른 2.2%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