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기기변경 보조금 격차도 수십만원 대 ‘훌쩍’ 높아져통신3사 가입자 경쟁 본격화 되면서 커지는 충성 고객 소외알뜰폰 번호이동 차별부터 특정 통신사에 보조금 추가지금 사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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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통신 판매점이 밀집한 테크노마트 매장의 풍경.ⓒ뉴데일리DB
“번호이동이 아니라 기기변경이라고요? 그럼 30만원 더 주셔야 됩니다.”한 이동통신 판매점 직원의 말이다. 이른바 ‘성지’로 불리는 이 판매점에서 기기변경은 그야말로 ‘찬밥’이었다.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본격적으로 달궈지는 이통3사의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통신사를 이동하지 않는 이른바 ‘집토끼’가 외면 받고 있는 것이다.경쟁 양상이 경쟁사의 가입자 빼내기에 집중되면서 통신사 이동을 하지 않는 충성 소비자들에 대해 차별적인 대우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통3사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번호이동과 기기변경의 불법 보조금(리베이트)의 차이가 어느 때보다 커지는 중이다.번호이동은 쓰던 번호 그대로 다른 통신사로 가입하는 방식이고 기기변경은 통신사를 바꾸지 않고 기존 통신사와 새로운 약정을 맺는 방식이다. 둘 다 새로운 약정을 맺는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대우는 천차만별이다.통신사가 타사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에 경쟁적으로 불법 보조금을 풀면서 충성도 높은 ‘집토끼’는 아예 외면 받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도 보조금은 번호이동이 기기변경보다 높았지만 최근 시장 과열 국면에서 그 격차는 전례 없이 커지는 중이다.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 최근 3일 사이 이통3사의 번호이동만 8만1691건에 달한다. 지난 5월 한달간 통신3사 전체 번호이동이 30만건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현재 과열된 시장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통상 몇 10만원 대의 격차를 보였던 번호이동과 기기변경의 불법 보조금 격차는 최근 들어 40만~50만원 대까지 껑충 뛰었다.지난 10일 한 판매점에서는 최신 단말기인 ‘갤럭시S25 울트라’ 모델의 경우 10만원대 요금제와 부가서비스 유지를 전제로 7만원에 번호이동이 가능한 반면 같은 조건의 기기변경의 경우에는 기기값이 54만원으로 뛰었다. 다른 보급형 단말기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이는 일부 판매점이나 일부 통신사의 문제가 아니다. 이동통신 판매점이 밀집한 테크노마트, 강남역 지하상가 등에서도 아예 번호이동과 기기변경의 단말기 가격표를 별도로 가지고 있다. 통신사 영업조직에서 각 판매점에 지급하는 지원금을 차등적으로 지급하기에 벌어지는 풍경이다.이런 차별적 보조금의 지급은 단통법(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폐지와 무관하게 전기통신사업법 50조 1항 시행령 중 부당한 이용자 차별에 해당된다. 하지만 최근 경쟁의 가열로 인해 이런 차별은 부쩍 늘어나는 중이다.일부 판매점에서는 아예 알뜰폰의 번호이동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통신사에서 알뜰폰에서 이동하는 수요가 다른 경쟁사의 가입자 뺐기에 영향을 끼치지 않아 차등적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특정 SKT에서 번호이동 할 경우 보조금을 더 지급한다는 마케팅까지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모두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다.업계 관계자는 “SKT가 오는 14일까지 위약금을 면제키로 하면서 이를 흡수하기 위한 KT, LG유플러스와 방어하기 위한 SKT의 경쟁이 전례 없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에 금기시 되던 이용자에 대한 차별적 보조금의 지급도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