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11일 축산 폭염 상황 긴급 점검 회의' 개최폭염으로 돼지 등 가축 52만마리 폐사하자 '늑장 대처'젖소 적정 사육 온도 21~23℃ … 우유업계도 초비상정부, 추가 피해 예방 위해 축사에 급수 및 얼음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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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축 폐사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후 광주 충효동의 한 축사에서 북구청 직원들이 살수차량을 이용해 물을 뿌리고 있다. 2018.07.17. ⓒ뉴시스
올해 폭염으로 가축 52만6000마리가 폐사하는 등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자 정부가 전담반을 구성해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그러나 이미 폭염이 예년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고가 있었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않다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축산 분야 폭염 대비 추진 상황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축산 분야 폭염 피해 대책을 발표했다. 전날 기준 가축 52만6006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되자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앞서 정부는 올 여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범정부 폭염 대책기간을 5월 15일~9월 30일로 전년(5월20일~9월30일) 대비 5일 앞당기고 폭염대책비 150억원을 지난 4월 각 지방자치단체에 조기 투입한 바 있다.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며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7월 초부터 폭염이 이어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8일 경기도 광명시와 파주는 7월 초 기온으로는 최초로 40℃를 넘어섰다. 서울은 37.1℃까지 오르며 근대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이 때문에 기상당국은 일반적으로 가장 기온이 높은 시기는 7월 말부터 8월 초여서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기온이 더욱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었다.그런데 농식품부 소관인 축산 분야에서 대규모 가축 폐사가 발생하는 등 정부 대책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돼지 1만9768마리, 가금 50만6238마리 등으로 돼지는 사육 마릿수 중 0.17%, 산란계는 0.02%에 해당한다.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폭염에 따른 가축 폐사가 당장 축산물 가격 상승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면서도 피해가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체계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우선 농식품부는 축산물품질평가원, 농협, 지자체 등과 '폭염 대응 가축 피해 최소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다음주 초부터 다음달까지 운영할 방침이다. TF는 농가의 피해와 애로사항을 접수할 담당자를 지자체별로 지정한 뒤 피해 상황을 파악해 유관 기관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또 지자체 가용 차량 약 300대와 지역 농축협 가용 차량 664대를 동원해 축사에 급수를 지원하기로 했다. 물을 살포해 축사 내부 온도를 낮추거나 가축이 마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한 얼음, 가축 면역증진제, 차광막 등도 축산농가에 지원한다.이밖에 폐사로 축산물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산량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한우와 닭고기, 계란 등에 대한 정부·자조금 할인 지원도 추진하기로 했다.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유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장기화될 경우 원유 집유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젖소의 적정 사육 온도는 21~23℃다. 특히 27℃ 이상에서는 사료 섭취량이 줄어 우유 생산량이 8% 감소하고, 더 넘어서면 우유 내 단백질 감소, 체세포수 증가 등으로 품질에도 이상이 생긴다.인공수정의 경우에도 18∼20℃에서는 54.8% 정도 성공하지만, 26℃에서는 30% 미만으로 줄어든다. 이로 인해 공태(비임신) 기간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실제로 현재 주요 유업계에서는 집유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7월 첫째주 집유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일일 집유량은 1870톤으로, 2%는 약 37톤에 이른다. 1000㎖ 제품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3만6000여개 분량에 이른다.빙그레와 남양유업, 매일유업도 2~4% 가량 집유량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유업계에서는 현재로서는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폭염이 이어질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더위에 노출된 젖소가 생산량이 회복되는 데는 열흘 가까이 시간이 소요된다. 무더위가 가시더라도 일정 기간은 집유량 감소가 불가피하다.2018년에는 폭염으로 인해 하절기(6~8월) 일평균 집유량이 6% 감소하면서,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흰우유 발주가 중단되는 등 공급이 불안정해지기도 했다.유업계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해 집유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현재로서는 심각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황이 계속될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