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 → 30%, 멕시코 25% → 30% 상향멕시코 마약 對美반입 거론 … 반발 불러EU "필요하다면 비례적 대응 조처" 경고
  • ▲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부터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30%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며 ‘관세 폭주’를 이어가고 있다. EU와 멕시코는 미국과 관세 합의를 계속해 나가면서도, 필요시엔 보복책도 준비할 방침이어서 글로벌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EU와 멕시코에 나란히 30%의 상호관세를 내달 1일부터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에게 각각 보내는 두 건의 서한을 올렸다. 두 서한에는 날짜가 11일로 적시됐다.

    그는 지난 4월 상호관세율을 처음 발표했을 때 EU에 대해 20%를 적용하기로 했으나, 이날 10%포인트 올린 새로운 상호관세율을 발표했다. 지난 5월 EU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50%로 올릴 것이라고 위협한 적이 있었는데, 이보다는 낮게 책정됐다.

    미국과 EU 협상팀은 최근까지도 관세율과 비관세 무역장벽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의 의미를 담아 대(對) EU 관세율을 발표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3개국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체결국인 멕시코의 경우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대상에서 빠졌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마약 반입에 대한 소극적 대응을 이유로 캐나다와 함께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지난 2월 책정한 바 있다. 이날 발표한 멕시코 상호관세율은 이보다 5%포인트 올라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두 서한에서 “무역적자는 우리 경제, 그리고 사실은 우리의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멕시코에 대한 서한에서는 멕시코에서 제조된 합성마약 펜타닐이 미국으로 반입되는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멕시코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만약 멕시코가 (마약 등을 미국으로 반입하는) 카르텔에 맞서고 펜타닐 유입을 차단하는 데 성공한다면 관세는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EU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0% 관세 부과 예고에 “합의 도출을 위해 계속 협상하자”고 거듭 촉구했다. 전면전을 피하려 감정적 반응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이지만, EU는 내부적으로 대미 보복 조치 마련도 병행할 방침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우리는 8월1일까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필요하다면 비례적 대응조치 채택을 포함해 EU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 수출품에 3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필수적인 대서양 공급망을 교란해 양쪽 모두의 기업, 소비자, 환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며 “EU는 미국과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우선시해왔으며 이는 대화, 안정성, 건설적 대서양 파트너십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멕시코는 상호관세는 교역 규칙을 위반한 처사라며, 관세가 시행되면 맞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침착하게 대응하면서도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우리는 미국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고, 국가 주권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90일 유예를 거쳐 9일부터 부과할 예정이던 상호관세를 내달 1일부터 발효하는 것으로 조정하면서 지난 7일부터 각국 정상에 새롭게 조정된 상호관세율이 적시된 서한을 발송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에 대한 서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5건(24개국+EU)의 서한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