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까지 치솟는 불볕더위에 채소류 가격지수 135.39까지 치솟아배추, 무, 수박 등 가격 급등 … 식자재 채널 가격 인상배달 폭염할증도 시작 … 최저임금 인상안에 자영업자 한숨 깊어
  • ▲ 13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배추를 실은 트럭이 경매를 위해 대기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 13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배추를 실은 트럭이 경매를 위해 대기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폭염이 유통을 흔들고 있다. 계절성 이슈로 여겨졌던 더위가 소비 패턴과 매출 구조, 비용 전략까지 뒤흔드는 구조적 리스크로 자리잡고 있다. 유통업계는 더 이상 여름을 기회의 계절로 보지 않는다. 에어컨과 빙과류 매출은 뛰지만 식자재값과 배달비는 치솟고 냉방비 부담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 뉴데일리는 무더위 경제 속 유통업계가 마주한 현실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유례없는 폭염으로 채소·과일류 등 식자재 가격이 폭등하며 외식 자영업자들이 뜨거운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주요 식자재 가격이 전년보다 최대 150% 가량 치솟으며 부담이 급등한 가운데, 라이더 할증, 최저임금 인상 등까지 발목을 잡으며 폐업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14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종합시황정보에 따르면 가락시장 부류별 가격지수(채소류)는 135.39에 달했다. 

    1주일 전인 7일(111.29), 2주일 전인 6월30일(101.2)보다 각각 24.1포인트, 34.1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농수산물 표준가격지수는 가락시장의 농수산물 가격을 주식시장의 종합 주가지수처럼 지수화해 가격 등락 정도를 매일 알려주는 방법인데, 100 이상일 경우 비싸다는 뜻이다. 

    가격지수 등락률로 볼 때는 엽채류(13.4%), 근채류(27.7%), 과일류(8.5%) 등이 전일보다 올랐다. 

    특히 여름철 가격 변동 폭이 큰 배추와 무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이날 기준 배추(특, 10kg) 평균가는 1만7123원으로 1주일 전보다 141.5% 치솟았다. 전년 동월동일 평균과 대비해서도 134% 비싸졌다. 

    무(특, 20kg) 평균가는 1만9259원으로 1주일 전보다 105.7%, 1년 전보다 82.4% 올랐다. 상추(상, 4kg) 평균가는 3만1722원으로 1주일 전보다 132.8%, 1년 전보다 51.8% 상승했다. 

    과일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수박(특, 10kg) 평균가는 4만1174원으로 1주일 전보다 110.9% 올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156.5% 가격이 상승했다. 일조량 감소 여파로 생육이 지연된 데다 무더위에 수요가 증가한 것이 배경이다. 

    고물가 기조가 계속되는 데다 채소와 과일 가격까지 오름세를 이어가자 식자재 판매채널 등도 가격 인상에 돌입한 상황이다. 

    식자재업계 1위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에서 판매 중인 식자재 대다수 가격을 7월1일부로 최대 30% 가량 인상했다. 

    9월 말까지 더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며 식자재 물가는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역시 평균 최고기온이 30.4도로 관측 사상 2위를 기록하며 역대급 더위로 꼽혔는데, 9월에 폭염경보가 내려지면서 강력한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 ▲ 가락시장 부류별 가격지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종합시황정보
    ▲ 가락시장 부류별 가격지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종합시황정보
    배달 라이더 폭염 할증도 외식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가중하는 요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배달대행업체인 부릉, 바로고, 생각대로 등이 폭염 할증제를 잇달아 도입했다. 

    낮 최고기온이 30~34도를 넘을 경우, 배달 건당 500원에서 최대 1000원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과하는 형태다. 일부 건의 경우 주문액의 10%를 초과하는 수수료가 붙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4 외식업체 경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대행 이용률은 현재 30%를 웃도는 수준으로, 자영업자들의 배달 판매 의존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실제로 이번 주 기온도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어, 폭염 할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자영업자들은 수수료가 오르더라도 배달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배달이 아니면 매출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배달 음식업을 영위 중인 한 자영업자는 "폭염 뿐 아니라 우천, 명절, 먼 거리, 고층 배달 등에도 할증이 붙어 최근 경제적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무섭게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도 자영업자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특히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되며 자영업자들은 한계상황에 부딪혔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경제인협회가 6월 발표한 ‘자영업자 경영 환경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폐업을 고려하게 되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묻는 질문에 28.8%가 ‘이미 한계상황’이라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할 경우 9.6%, ‘3~6% 미만’ 인상할 경우 11.6%가 폐업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도 폭염으로 인한 자영업자 피해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의 경우 정부 가용 물량으로 3만5500톤을 확보해 수급이 불안할 때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시설 채소류와 과일류는 농촌진흥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생육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배수 관리, 햇빛 차단 등 현장 기술 지도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