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금시장 현물 가격, 연초 이후 17% 급등 … 국제 금 27%대↑관련 ETN·ETF 두 자릿수대 수익률 ‘우수수’ … 대규모 자금 유입도“하반기에도 탈달러화·연준 금리 인하 모멘텀이 가격 상승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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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금융시장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대한 투자심리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리스크가 재부각된 데다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한 ‘탈달러화’ 기조가 금값을 밀어 올리면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장(14만8200원)보다 0.82%(1210원) 오른 14만49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금값은 연초 대비 16.86% 급등했으며 하반기 들어서만 2.09% 상승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오전 10시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12% 오른 온스(oz)당 3347.57달러(한화 약 463만원)로 지난해 말(2623.81달러)보다 27.58% 폭등했다. 같은 기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온스당 3359.10달러(약 464만원)를 기록하며 27.19%나 뛰었다.

    이에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 관련 ETN(상장지수증권)·ETF(상장지수펀드)의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ETN 시장에서 KB증권의 ‘KB 레버리지 금 선물 ETN(H)’은 연초 이후 54.76% 올랐고 ▲삼성증권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 ETN(H)’ 53.91% ▲메리츠증권 ‘메리츠 레버리지 금 선물 ETN(H)’ 52.91% ▲NH투자증권 ‘N2 레버리지 금 선물 ETN(H)’ 52.50% 순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 ETF 시장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가 49.43% 상승했으며 ▲삼성자산운용 ‘KODEX 골드선물(H)’ 25.20%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골드선물(H)’ 24.27% ▲TIGER 금은선물(H) 23.69%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투운용의 ‘ACE KRX금현물’에는 5686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기관은 연초부터 지난 14일까지 해당 종목 307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988억원, 75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밖에 ‘TIGER 골드선물(H)’과 ‘KODEX 골드선물(H)’에도 496억원, 389억원씩 유입됐고 지난달 상장한 ‘TIGER KRX금현물’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338억원이 들어왔다.

    앞서 금은 지난 1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 이후 높아진 정책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며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미 경기 침체 우려 확대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 증가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탈달러화’ 움직임이 나타난 점도 금의 강세를 뒷받침했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탈달러화’에 있다”며 “트럼프 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스티브 미란(Stephen Miran)이 발간한 보고서는 미 달러화의 고평가 해소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는데, 이 중 타국의 외환보유고 내 미국채에 대한 명목 금액과 듀레이션 조정 방안은 시장에서 미국 장기금리의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을 상승시키고 금과 가상자산으로의 이탈을 촉진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전망도 맑다.

    홍성기 연구원은 “상반기 ‘탈달러화’의 모멘텀은 금 가격의 근본적인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이는 실질금리와의 상관관계가 약화되고 달러화와의 상관관계가 강화되는 결과로 나타났다”며 “하반기에도 탈달러화 모멘텀이 지속돼 달러 인덱스가 90선까지 하락한다면 금 가격은 온스당 39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를 지나면서 트럼프 관세 리스크 완화 시 안전자산 수요는 둔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유동성 측면에서는 하반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달러와 금리 하락 시 금 ETF로 자금이 유입되며 금 가격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