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익성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美 공장 선제투자 → 역대 최고 실적 황제주 등극…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예고
  •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효성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효성
    효성중공업이 주당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불과 5년 전인 2020년 3월 8530원이던 주가는 15일 오전 9시 기준 101만5000원에 거래되며, 상승률은 약 1만1800%에 달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주도한 선제적 투자와 사업 구조 재편이 실적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회장은 전력기기 시장이 침체에 빠져 있던 2020년, 미국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약 4500만 달러에 인수하고 대규모 증설에 나섰다. 이 공장은 북미에서 765kV급 초고압변압기를 현지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설비로, 미국 노후 전력망 교체와 AI 데이터센터 확산 흐름에 힘입어 전략 거점으로 부상했다.

    조 회장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초고압변압기·차단기·GIS(가스절연개폐장치) 등 고부가 전력기기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내부적으로는 영업조직 재편, 기술 인력의 현장 집중 배치 등 체질 개선 작업도 병행했다. 북미·유럽 등 고마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주 확대 전략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글로벌 투자자와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6월 미국 멤피스 공장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초청해 공장 견학과 대면 미팅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향후 시장 전망과 사업 추진 현황을 공유하며 투자자 신뢰를 확보했다.

    이 같은 행보는 실제 수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효성중공업은 미국 대형 전력회사와 약 2600억원 규모의 GI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초고압 차단기 분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이며, 업체명은 계약상 비공개다.

    실적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2024년 매출은 4조8950억원, 영업이익은 362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8%, 40.6% 증가했다. 2025년 1분기에도 매출 1조761억원, 영업이익 1024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이어갔다. 북미 중공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75% 이상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2분기 실적도 기대치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광식 교보증권 연구원도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 4000억원, 영업이익 1419억원으로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면서 "단기적으로 유럽 차단기 인증 수주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중장기 확장 국면에서는 고수익 물량 기반의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고마진 수주가 매출로 반영되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122만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중공업 부문은 지난해 3분기부터 회복세에 진입했으며, 내년부터는 영업이익률 기준 구조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