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요소 등 한국적 연희 접목한 '한국적 셰익스피어' 작품 눈길영혼의 죽음을 맞은 주인공 통해 '무엇이 우리를 눈멀게 하는지' 질문 던져동국대 영상대학원 공연예술학과 동문 의기투합한 '철학적 연극 프로젝트'다음 달 3~10일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 ▲ '눈먼자들' 포스터.ⓒ동국대
    ▲ '눈먼자들' 포스터.ⓒ동국대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공연예술학과 동문이 의기투합해 기획·제작한 창작 번안극 '눈먼자들'이 다음 달 3~10일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20일 동국대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리어왕'을 한국적 전통과 철학으로 재해석했다. 연출, 배우, 제작진 모두 동국대 동문 중심으로 구성됐다.

    연출을 맡은 최영환 교수는 "세상의 모든 것을 가졌던 인간 리어왕(李御王)이 모든 것을 빼앗겨(nothingness) 몰락하게 되는 비극을 그렸다"며 "그 비극의 본질은 권력이나 영토를 빼앗긴 것이 아닌 '마음(영혼)'을 빼앗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에서 표현되는 '죽음'은 단지 육체의 소멸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탐욕과 독선, 아집과 성마름, 질투와 증오, 고독과 분노에 지배당한 삶을 뜻한다. '눈먼자들'은 영혼의 죽음을 살아가는 리어왕의 삶을 통해 관객에게 '삶과 죽음의 경계는 무엇인가? 우리는 정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무엇이 우리를 눈멀게 하는가?' '눈먼 자들은 과연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눈먼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전통 연희양식을 무대 언어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판소리 어법, 창과 구음, 전통춤, 북과 가야금 등 국악 요소들이 극에 녹아들며 원작의 고전적 언어를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와 미학으로 변주해 냈다. 이런 연희적 해석을 통해 동시대의 관객이 작품에 깊이 감응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최 교수는 "이번 공연은 공연예술학과 동문이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며 창작한 '철학적 연극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특별함을 더한다"며 "동국대의 공연예술 교육이 지닌 예술적 창의성과 깊이 있는 사유, 공동체 기반의 창작 역량을 증명하는 소중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공연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3시 펼쳐진다.

  • ▲ 동국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윤재웅 총장.ⓒ동국대
    ▲ 동국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윤재웅 총장.ⓒ동국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