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에 성장성 한계 … 중국에서 돌파구 모색브랜드 차별화·SNS·K팝 마케팅으로 현지 소비자 공략코오롱스포츠·F&F 등 고성장세 속 출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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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매장 ⓒ미스토홀딩스
사드(THAAD) 사태와 궈차오(國潮, 애국소비) 열풍으로 얼어붙었던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고 있다. K패션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 뉴데일리는 현장 르포와 기업 전략 분석을 통해 다시 차이나를 향한 K패션의 재도전을 짚어본다.[편집자주]
패션업계가 중국 시장 공략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포화 상태에 이른 내수 시장은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은 데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면서다. 이에 해외 시장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삼고 차별화 전략을 앞세운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외교적 유화 무드로 전환 조짐을 보이면서 다시금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21일 코트라가 인용한 중상정보망과 프로스트앤설리번 자료에 따르면 중국 패션 산업 시장은 올해 1조9000억위안(약 3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3.5% 수준이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은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과 전자상거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로벌 전시회 등을 통해 패션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 기업에 전례 없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미스토홀딩스(옛 휠라)는 이달 초 중국 상하이에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의 중화권 1호점을 열었다. 프렌치 캐주얼 감성의 이 브랜드는 1972년 프랑스에서 탄생했으며 국내 기업 레이어가 2019년 리브랜딩해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바 있다. 미스토홀딩스는 상하이를 시작으로 항저우,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 추가 출점을 계획 중이다.
미스토홀딩스가 유통을 맡은 마르디 메크르디도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샤오홍슈 인플루언서 둥제(董洁)의 라이브 방송에 등장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키웠고 2023년 4월 단일 방송에서만 500만위안(약 9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2022년 진출 이후 현재까지 베이징, 상하이, 선전, 항저우 등 26개 도시에 3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
- ▲ 코오롱스포츠 중국 매장 ⓒ코오롱FnC
코오롱스포츠도 중국에서 하이엔드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1년 703억원에 불과하던 중국 내 매출은 지난해 5032억원까지 치솟았다. 캠핑·하이킹 수요 증가와 합작사 안타스포츠의 유통망을 바탕으로 올해 매장을 225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F&F는 MLB 브랜드로 중국 패션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데 이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디스커버리)까지 확장에 나섰다. 지난해 말 5개 수준이던 디스커버리 매장은 올해 100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해 1호점은 상하이에 문을 열었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 신규 점포는 12개다.
안경·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중국 내 K패션 성공 사례로 꼽힌다. 블랙핑크 제니와의 협업을 통해 스타 마케팅과 K팝 콘텐츠를 결합한 이 브랜드는 제품 출시와 동시에 샤오홍슈·더우인 등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5월에는 상하이 화이하이중루에 젠틀 살롱 팝업 공간을 열었고 인증샷 성지로 부상하면서 현지 젊은 층의 확산 효과를 이끌었다.
무신사도 중국 패션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최근 중국 안타스포츠와 합작법인(JV)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4분기 상하이에 무신사 스탠다드 및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처럼 K패션의 중국 재도전은 단순한 진출이 아닌 현지화된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거 라이선스 브랜드 위주의 공략에서 벗어나 고유한 감성과 SNS 마케팅을 접목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력, 스타 효과, 로컬 플랫폼 활용이 삼위일체로 작용하면서 K패션이 다시 중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며 "중국은 여전히 가장 유망한 소비 시장이자 패션산업의 제2 성장 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은 빠르게 변하고 로컬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진 만큼 한국 브랜드라고 해서 무조건 통하는 건 아니다"며 "철저한 현지 전략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 ▲ MLB 중국 매장 ⓒF&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