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회장 임기 만료 5개월여 앞둬 … 하마평 무성‘대우증권→NH투자증권 대표→메리츠증권’ 행보 유사정영채 “해야 할 일 산재 … 선거 출마 생각 없어”
  •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의 임기 만료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현직 CEO(최고경영자)들이 차기 회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현 메리츠증권 고문)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박종수 제2대 금투협회장과의 ‘평행이론’까지 보여 시선이 쏠린다.

    22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2월 23일 제6대 금투협회장에 선출된 서유석 회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다. 서 회장의 임기 만료까지 아직 5개월가량 남았지만, 업계에선 일찍이 차기 회장 선거전에 대한 열기가 고조되는 모습이다.

    현재 자천타천 거론되는 차기 회장 후보군은 5~6명에 이른다.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와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는 대외적으로 출마 의지를 밝혔고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회장,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는 출마를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 유력 후보로 꼽힌다. 서 회장의 연임 도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 중 정영채 전 대표는 현재 메리츠증권 IB(기업금융) 담당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최근 메리츠증권이 SK이노베이션의 5조원 규모 LNG(액화천연가스) 자산 유동화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데 크게 기여하는 등 업계 공식 복귀 이후 첫 대형 IB딜을 지휘하기도 했다.

    정 전 대표는 금투업계 ‘IB 대부’로 꼽히는 인사다. 1963년생인 그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하며 금투업계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2008년 우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정 전 대표는 IB사업부 대표, 2014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를 지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NH투자증권의 대표이사직을 수행(3연임·약 6년)하며 황금기를 이끈 인물로도 평가된다.

    이에 지난해 3월 정 전 대표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메리츠증권으로 이동한다고 밝혔을 때 업계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메리츠증권(6조8069억원)은 NH투자증권(7조2459억원) 대비 자기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대표이사직이 아닌 고문직을 맡은 점이 경력을 낮춘 선택처럼 보여서다.

    일각에선 정 전 대표의 행보가 제2대 금투협회장을 지낸 박종수 전 회장과 닮아있어 협회장 출마를 염두에 둔 ‘초석 다지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두 사람은 서울대를 졸업한 대우증권 출신이자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지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박 전 회장은 2009년 우리투자증권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메리츠종합금융증권(현 메리츠증권) 사외이사로 재직하다 2012년 제2대 금투협회장에 선출됐다.

    현재 정 전 대표가 NH투자증권을 떠나 메리츠증권에 몸담는 등 박 전 회장과 매우 유사한 길을 걷고 있어 업계에선 그의 차기 금투협회장 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정 전 대표 본인은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이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산재해 있다”며 “지금은 차기 회장직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