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업계 첫 '임협' 잠정 합의 … 기본급 10만3500원↑현대차·기아·GM·KGM 노사 여전히 평행선 … 협상 장기화 우려현대차·기아 노조 역대 최대 수준 요구 … 휴가 전 타결 '불발'각각 6년·4년 무분규 임단협 타결 … 올해 깨질 수 있단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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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기아 사옥. ⓒ현대자동차그룹
르노코리아가 올해 완성차 5사(현대차·기아·한국GM·KGM·로노코리아) 중 처음으로 노동조합과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자동차 업계 맏형격인 현대차·기아의 임단협 결과에도 이목이 쏠린다.다만 이들은 최근까지도 노사가 수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올해는 예년과 달리 가시밭길을 걸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 노사는 지난 22일 열린 2025년 임단협 9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10만3500원 인상, 생산성 격려금(PI) 150% 지급, 타결 일시금 250만 원 등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은 오는 25일 조합원 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르노코리아 노사는 또한 임금협상 타결 후 1개월 이내에 '2026년 단체협약을 위한 선행적 노사공동 인사제도 개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노사 각 10인씩 총 20인으로 구성돼 임금 상한, 통상임금 등을 포함한 임금 구조 개선과 근무 환경 개선 등을 논의한다.반면 르노코리아를 제외한 현대차, 기아, 한국GM, KGM 등은 임단협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들은 특히 새 정부의 친노동 기조 속에서 한층 더 큰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황이다.현대차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과 전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의 750%인 상여금을 900%로 인상 ▲직무 수당 신설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현대차 노조는 기존 만 60세인 정년을 64세로 늘리자는 안을 올해 반드시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 도입도 주요 요구안 중 하나다. 주 5일제를 유지하되, 금요일에는 4시간만 근무해 주당 총근로시간을 40시간에서 36시간으로 단축하는 방안이다.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18일 상견례 이후 이달 22일까지 총 11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으나, 여전히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현대차 울산공장이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하계휴가에 돌입하는 만큼 업계에선 현대차 노사가 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집중 협상을 벌일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앞서 지난해의 경우 현대차는 작년 7월 8일 열린 12차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 여름휴가 전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이후 같은 달 13일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를 실시해 찬성 가결했다. -
- ▲ 현대차 노사 대표가 지난달 18일 울산공장에서 임단협 상견례를 열고 있다. ⓒ현대차
기아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근거로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과 근무조건 개선을 관철하겠단 입장이다. 기아 노조는 올해 회사 측에 총 3조8000억 원의 성과급과 주 4일제 도입, 최대 만 64세 정년 연장 등 역대급 요구안을 들고 나서면서 임단협에 난항을 겪고 있다.실제 기아 노조는 지난 11일 기본급 최소 14만1300원 인상, 영업이익 30%의 성과급,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임금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특히 기아 노조는 순이익이 아닌 영업이익 기준의 30% 성과급을 요구하며 더욱 강력한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기아 직원 수는 약 3만5700명으로 노조 측 요구안대로라면 1인당 약 1억653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 지난해 기아가 역대 최대 영업이익(12조6671억 원)을 거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이에 각에서는 현대차, 기아의 각각 6년, 4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 기록이 올해 끊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미국의 관세,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자동차 산업 전반의 전망이 좋지 않아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며 "협상 타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편 한국GM은 기본급 인상 폭과 성과급 규모를 두고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지난 10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성과급 4136만 원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총 1600만 원을 제시한 상태다.KG모빌리티(KGM)도 지난달부터 협상을 진행 중이다. KGM 노조는 기본급 13만9000원 인상, 신차 출시 격려금 100만 원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KGM은 앞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온 바 있다.업계에서는 노사 협상이 길어질 경우 생산 차질에 따른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한국GM은 지난해 약 두 달간 부분 파업을 실시해 약 4만 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한국 자동차 산업의 주요 판로인 대미 수출 부진도 지속되고 있어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6월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6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0% 감소했으며, 대미 수출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