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3.6조… 작년 대비 15.8% ↓영업이익률 9.5% → 7.5%… 추가 하락 가능성사상 최대 매출에도 5년 만에 수익성 내려앉아관세 본격 부과 눈 앞… 한미 협상 결과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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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가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관세 여파로 2분기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은 5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현재까지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 가격을 유지한 채 관세를 내부에서 감내하고 있지만, 양국 관세 협상에 따라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번진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조60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7.5%로, 전년 동기(9.5%)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2020년 2%대에 머물던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8.1%까지 올랐지만 이번 분기 들어 다시 꺾인 것이다. 

    지난해까지 최대 실적 흐름을 이어가던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10%대로 감소한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5년 만이다.

    2분기 매출은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호조, 금융 부문 실적 개선,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7.3% 증가한 48조2867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판매 증가로 외형 성장은 이어졌지만,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인센티브 등 판매비용이 늘어 수익성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를 앞두고 현대차 내부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 정부가 오는 8월 1일 관세 정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현대차는 결과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하반기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수출 비중이 큰 현대차와 기아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2분기 관세 영향을 감내하면서도 미국 내 판매가격을 동결해 단기 수요를 유도했지만,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판매 가격을 계속 동결할 경우 관세를 모두 내부에서 흡수해야 해 차량을 팔 때마다 손해를 보는 구조로 내몰릴 수 있다. 

    하지만 차량 가격이 오르면 현지 수요 위축되고, 미국 수출량도 조정을 받게 된다. 이에 따른 실적 타격과 함께 생산 조정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KIET(산업연구원)는 하반기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관세 부과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며, 북미 수출·생산 전략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현대차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관세 대응과 관련 “단기적으로는 인센티브와 가격 전략, 원가 절감, 부품 변경 등을 통해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전략적 부품 현지화, 완성차 현지 생산 확대 등을 시나리오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관세 조정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크지만, 미국 내 수급 상황이나 전략적 동맹 관계 등을 감안한 조율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8월 1일 이후 관세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면, 이를 반영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2025년 가이던스를 업데이트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