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관세에 2분기 영업익 8000억 타격… 하반기도 '쉽지 않다'

기아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관세 직격탄에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웃지 못했다. 하반기에는 더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는 25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조76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해당 기간 매출은 29조3496억 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5%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지만, 관세 충격은 피하지 못했다. 영업이익률은 9.4%에 그쳤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관세라는 외부 변수가 없었다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2분기에 7860억 원의 관세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관세 영향을 5월부터 받기 시작했으며,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는 기아만의 이슈가 아니라 글로벌 모든 OEM들이 마주한 사업 환경”이라며 “외부 요인을 핑계로 물러서거나 주저앉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하반기부터 미국 관세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물량은 현지 시장에 우선 공급하고, 한국 생산 물량은 캐나다 등으로 우회 수출해 관세 부담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인센티브 조정, 부품 관세 환급 등도 병행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상반기에는 관세 영향을 일부 받았지만, 본격 대응은 하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여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도 추진 중이다. 상반기 점유율은 5.1% 수준이었지만, 하반기에는 ‘앞자리 숫자’를 바꿔 6%대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내부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차 출시도 하반기에 집중한다. 국내에서는 하반기 EV5와 PV5 출시를 통해 전기차 모멘텀을 이어가고,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RV 차종 공급을 늘려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유럽에선 3분기 출시 예정인 EV4를 앞세워 전동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인도에서는 전략형 전기차 ‘카렌스 클라비스 EV’를 출시해 전기차 시장 입지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