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수요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대출 규제에 전세 물량 감소 … '반전세→월세화' 가속고가 월세도 증가세 … 세입자 주거비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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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7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 한 달째 전세시장의 변화가 시작됐다.  

    서울 강남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월세 매물이 전세 매물을 추월했으며 서울 전체의 월세 수요도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가 월세 비중도 점차 커지면서 대출 제한에 떠밀린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지수는 103.2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10월(110.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수요가 공급을 앞섰다는 뜻이다. 월세수급지수가 100을 넘으면 월세를 찾는 수요가 물건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작년 여름부터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 부족이 지속되며 반전세, 월세로 밀려나는 수요가 많아졌다. 여기에 6·27 대출 규제가 겹치며 전세 대신 월세로의 구조 전환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자료를 보면 지난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4011건으로 대출 규제 발표일이던 6월 27일(2만4855건)보다 844건(3.4%)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월세 매물은 1만9242건으로, 446건(2.4%) 증가했다.

    특히 강남구는 월세 매물이 전세를 앞질렀다. 25일 기준 월세 매물은 5074건, 전세 매물은 4948건으로, 지난 17일부터 월세가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주택 구입 시 주담대 차주에게 6개월 이내 전입 의무가 부과되면서 실거주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집주인의 실입주가 늘면 전세 물건은 줄고 전셋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대출 한도가 축소된 상황에서 결국 월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선 고가 월세의 비중도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25일까지 계약된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4343건) 중 월세 200만원을 넘는 계약은 634건으로 전체의 14.6%를 차지했다. 이는 1월(12.6%)과 3월(13.3%)에 이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전용 84㎡의 경우 이달 초 보증금 1억원에 월세 640만원, 또 다른 계약은 보증금 3억원에 월세 540만원에 체결되는 등 고가 월세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사실상 막히면서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을 활용한 잔금 납부 방식이 어려워졌고, 집주인들이 낮은 보증금에 월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결과로 해석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주택의 전월세 전환율은 5월 기준 5.5%로 작년 말(5.2%)보다 상승했다"며 "이는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월세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